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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un 28. 2022

140 의미 없는 고난은 없다

야훼여 내가 알거니와 주의 심판은 의로우시고 주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은 성실하심 때문이니이다(시 119:75)


<가방 들어주는 아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를 비롯한 200여 권의 책을 출간한 고정욱 작가님은 유명 동화작가이자 청소년들의 멘토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 

고 작가님은 한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얻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장애가 그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물론 소아마비를 겪은 유년 시절은 가혹했다. 멸시에 찬 주변 사람들의 시선, 값싼 동정, 장애에 대한 편견이 작가님을 괴롭혔다고 한다.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장애를 갖게 된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하나님께 치열하게 묻고 또 물었다. 이러한 고난의 세월과 삶의 이유와 목적을 찾기 위한 분투를 자신의 책에 녹여냈고 그 책들은 오늘날 고정욱 작가님을 있게 해 주었다. 


해결되지 않은 삶의 문제들로 인해 살아가는 것이 힘겨울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의미 없는 고난은 없다. 고난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고난을 통해 선한 뜻을 이루실 하나님을 신뢰한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어제 점심에 타코를 사주겠다며 하진이와 하늘이가 나오라고.... 

나 고생하는 걸 위로한다는 차원에서, 번개를 했다.  

우리의 인연을 생각해보면

하늘이는 2012년에 만났고, 하진이는 2013년에 만났다. 

글 쓴다고 만난 세월이 자그마치 10년이다. 


'어쭈... 내  글을 네가 씹었다 이거지? 내가 너 눈물 나게 까줄게!' 


30대, 우리는 나의 꿈만 바라보고 글을 썼다.  

자신이 하는 일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고, 혈기 왕성해서 밤을 며칠을 새도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희생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그래서

명문대를 나와 CJ그룹 계열 잘 나가는 방송사 피디였던 하진이는 과감하게 퇴직을 했다.   

일산의 유명 수학학원의 강사였던 잘 나가던 하늘이는 어쩔 수 없이 파트타임 강사로 전환을 했고

나 또한 하고 있던 방송 프로그램을 모두 내려놓고, 올인을 했더랬다. 


그 시간은 길어도 너무 길었다. 

결국은 지쳐서, 견디지 못하고 지금은 

하진이는 다시 넷플릭스 제작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제작자로 일을 하고 있다.  

하늘이는 지역을 옮겨 압구정에서 수학 전임강사로 일을 하고 있고, 

그 외의 다른 아이들도 글 쓰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돈을 벌고 있다. 

나? 나는 교회로 돌아왔다~~~~




스승님과 <자네 드라마 써 볼 생각 있나>라는 카페명을 지을 때까지만 해도 꿈에 부풀었는데. 

이젠 다 떠나가고 6명만이 남아있다. 

그중에 다행히 우 작가가 웹 소설계로 전향하여 유명세를 날리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언니가 글 쓴다고 했을 때... 내가 진짜 존경했잖아요."

"그래서 정원 언니가 우리 중에 제일 먼저 계약도 따냈지. 사람들이 안보는 것 같아도 다 안다니까? 지금도 그 시간에 일어나나?"

"그 시간에 교회 간다~ 우리 목사님이 칭찬해줬어~"


타코를 먹다 말고 다들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 역시 인정받는 거, 칭찬받는 거 좋아한다면서 ㅋㅋㅋㅋㅋ 


이 카페에서 회장이었던 나는 정말 미친 듯이 파고들었다.  

드라마가 뭔지 좀 알 것 같을 때 스승님이 제작사에 추천해줘서 계약을 하게 됐다.  

날 것의 거칠고 서툰 것이 매력 같다면서, 본격적인 판을 깔아줄 테니 잘 다듬어 보라고 했었지만

갈고닦는 과정에서 꺾인 자존심은 회복이 되지 않았다. 

그걸 두고 주변에선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화초라서 그렇다고 표현했다. 

생각해보니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쪽팔리지도, 부족하지도, 남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었으니까... 


어제 우리가 나눈 이야기 중에 고정욱 작가에 대한 것도 있었다. 

저작권이 손자까지 먹고살아도 충분할 거라고. 

수백 권을 내기까지 얼마나 부지런히 글을 썼을 거냐며 

우리도 계속 열심히 쓰자는 다짐의 계기 같은? 우리의 게으름에 반성하고, 다시 으쌰 으쌰 해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우리에게 10년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의 시간이라고 말할 순 없다. 

서로의 글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본 시간이었고, 

좌절과 아픔을 통해 글이 깊어지는 맛을 경험했으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글로 만나는 우리는 

더 애틋하게, 지금의 이 고통의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나무 1
                                      신경림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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