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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un 29. 2022

141 노인이 깎은 방망이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내 발이 그의 걸음을 바로 따랐으며 내가 그의 길을 지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내가 그의 입술의 명령을 어기지 아니하고 정한 음식보다 그의 입의 말씀을 귀히 여겼도다(욥기 23:10-12)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다루고 있다. 1930년대 초 신혼이었던 저자는 당시  빨래를 두드려 펴는 용도로 쓰이던 다듬잇방망이를 아내에게 사줄 생각으로 노상에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에게 방망이 한 벌을 주문했다. 그런데 노인의 작업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빨리 깎더니 나중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찬찬히 방망이를 돌려가며 손질하는 것이다. 시간은 가는데 노인은 도무지 방망이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저자는 답답한 마음에 노인을 재촉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이랬다.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결국 해가 지고 나서야 방망이는 완성됐고 저자는 불쾌함을 드러내며 값을 지불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방망이를 본 아내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 아내는 방망이가 아주 잘 깎여서 다듬이질할 때 빨랫감도 잘 펴지고 손목도 안 아플 것 같다며 칭찬을 쏟아냈던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연단의 중요성을 떠올린다. 때때로 우리는 연단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져 답답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오래 걸릴지라도 연단의 과정은 필요하다.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오늘 본문 말씀처럼 하나님이 쓰시기에 좋은 순금과 같은 사람으로 변화돼있을 것이다. 


<감사 QT365> 중에서 


내 내면에는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이 벌레는 
실패하는 사람에게 
게으른 사람에게 
포기하는 사람에게도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고약한 벌레 때문에 나의 꿈과 목표는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이 벌레는 약으로도 잡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벌레다 
날마다 나의 정신과 영혼을 조금씩 갉아먹는...
이 벌레의 이름은 바로 “대충”이다.    

대충 생각하고 
대충 계획을 세우고 
대충 노력하고 
대충 하다 실패하고 포기해버리는 나...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주님께 감사한 일... 
제발 적당히 “대충”하지 말고 확실하게 하고 살고 싶다. 
꿈을 이루려면 지금 몸속에 살고 있는  이 벌레를 제거해야 한다. 


예전에 내 일기장에 썼던 글이다.

글을 대충 쓴다는 지적을 받은 것에 큰 충격을 받아서

어떻게 하면 차분히 글을 잘 쓸 수 있을지를 고민했던 때였다. 


그래...

내가 너무 '적당히' , '대충', '그 정도만 하면'이라는 생각으로 살았구나....

무조건 고쳐야겠다!!

글에 완성도를 주기 위해 무조건 하루에 12시간!!

의자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겠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예배드리는 러 교회오는 것도 12시간이라는 강박관념에 갇혀서 

시간에 쫓겼고, 삶은 팍팍해졌고, 몸은 피폐지며, 점점 아픈 곳이 많아졌다. 

그래도 꿈이 있으니까. 

고칠 건 고쳐야지... 꼭 해 내야지! 

그때 노력하며 쌓아왔던 인풋의 시간이 나를 많이 바꿔놓았다.

(그렇다고 지금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란 사람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니까 지금도 그 연단 시간을 보내고 있다.  

 

 



 

tvN<유퀴즈온더블럭> 마켓컬리 김슬아대표 편

  

며칠 전, 기말고사를 앞둔 딸이 밤 12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다고 하길래

그 시간에 맞춰 건물 앞으로 데리러 갔다. 그런데 딸이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를 않았다. 

전화를 걸었더니 딸이 울먹이며 놀이터에 있다고 했다.  

너무 놀라서.... 정말 빛의 속도로 아파트 놀이터로 뛰어갔다. 


"엄마, 난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이쁘지 않고, 대체 잘하는 게 뭘까? (팔 벌리며) 엄마."

"(안아주며) 아직도 애기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새벽2시까지 공부했던 애들이야. 실력이 쌓이고 쌓여 1등급이 된거고."

"나도 대학 가고 싶다고...."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리고 하면 되지... 아직 6월이잖아! 포기하면 안돼...."


노력이 없이는 그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알았으니까 그만해! "


분명히 분위기 좋았는데, 딸이 갑자기 짜증을 내며 혼자 집으로 들어갔다. 

헐...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게 고3엄마의 역할이란다. 스트레스 받아주기. 

또 정답을 말하지 말고, 들어주기만 해야 한다고....쩝.




우리는 늘 결과만 보고, 남과 비교를 한다. 

눈에 보기에 좋은 것, 잘 써진 것. 훌륭한 것은

그 과정에 엄청난 노력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말이다. 


절대 대충이란 있을 수 없다. 

확실하게, 성실하게, 열심히...그렇게 살아야지...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란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롬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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