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팅달 Sep 10. 2022

182 명절 음식, 성공할 때까지

명절 음식, 성공할 때까지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네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며 그가 엎드러질 때에 마음에 기뻐하지 말라... 너는 행악자들로 말미암아 분을 품지 말며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라(잠언 24:16-19)


"하늘을 나는 인간의 꿈이 실현되려면 앞으로 100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1903년 12월 8일, 미 국방성의 지원을 받아 최초로 비행기를 개발했던 새뮤얼 랭글리 박사의 시험 비행이 실패로 끝난 후 <뉴욕 타임스>지가 냈던 논평이다. 

그로부터 9일 후인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터호크 인근에서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가 59초 동안 약 259m를 날았다. 그러나 자전거 수리공 출신이었던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이듬해인 1904년에 라이트 형제는 신문 기자들을 초청해서 시험비행을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1905년, 그들은 문제점을 보완하여 다시 비행기를 제작했고 마침내 38분 동안 약 38km를 비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라이트 형제의 이 같은 성공은 끊임없는 도전의 결과였다. 모두가 안된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했으며 무려 805번의 실패 후 806번째 시험비행에 비로소 성공했던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그러나 오늘 말씀처럼 의인은 수없이 넘어지고 많은 시련을 겪는다고 해도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선다.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자.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분노하지도 말고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도 말자. 꿈과 믿음을 가지고 계속 도전하면 마침내 성공의 문은 열릴 것이다. 


<감사QT365> 중에서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매년 명절마다 나는 전을 부친다. 종류는 보통 5-6개 정도? 양도 겁나 많다. 

시어머니는 제발 만들지 말라고 하신다. 친정엄마 또한 얼마나 먹는다고 그걸 만드냐고~ 

고생스러우니까 그냥 내 할 일 하다가, 

당일에 집에 와서 아침식사 또는 저녁식사만 같이 하자고 하시는데. 

나는 꾸역꾸역 전을 부친다. 

솔직히 이 일이 힘들거나 싫다면, 화를 낼 텐데. 난 재밌다. 

그래서 매년 명절마다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1%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

고추전을 했을 때는 고추 안에 돼지고기가 익지 않아서 다들 먹다가 뱉었고,

맛살로 하트전을 만들었을 때는 제발 전을 전답게 만들어달라고,

산적꼬치를 만들 때는 소고기 길이가 유독 짧아서 모양이 이가 빠진 것 같은, 영~ 이쁘지 않았다. 

그나마 올해의 깻잎전과 동태전은 성공! 

매년 재는 LA갈비도 올해는 조카가 할머니의 등갈비보다 맛있다고 해서 칭찬받았다. (지난번엔 조선간장으로 간을 했다가 완전 난리가 났었으니까)

그러나 퉁퉁 분 면때문에 잡채에서 마이너스 점수. 

그래도 뭐... 올해 추석 아침상을 괜찮게 준비한 것  같다. 

 

딸은 레시피대로 만들면 될 텐데, 왜 자꾸 실험정신을 발휘하냐고 하는데...

동의하거나 말거나 나는 만드는 사람의 열정이라고 못 박았다. 

내가 만든 음식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데, 왜 남편과 딸은 이상하다고 하는지... 끄응...(시부모님은 고맙다고 다 하시는데 말이지)

생각해보면 부모님들이 명절날 음식을 하지 말라는 건... 

나의 고생스러움 보다는 먹는 분들의 힘겨움이 더 컸던 것인가... 헤헤헤(하지만 나만큼 노력하는 며느리가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그 부족한 1%...

매년 열심히 만들면서 고치면, 맛이 있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련다. 


  



작년과 다르게 엄마가 식사를 하실 수 있기 때문에, 

동태전을 갈아서, 호박전을 갈아서, 고구마전을 갈아서, 산적을 갈아서, 깻잎전을 갈아서...

추석날 드시게 하기 위해 어제 하루 종일 정신없이 전을 만들어서 가져다 드렸는데,

음... 엄마는 하나도 드시지 못했다.

병원에서 기름기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는 거다. 

그래도 추석인데...


다시 오늘은 잡채를 갈아서, 갈비를 갈아서, 물김치를 갈아서 또 가져다 드렸다.

코로나 때문에 간병인과 보호자의 대면도 절대 안 된다고 하도 병원에서 난리여서, 

병원 문 앞에 두고 왔다. 

간병인 여사님이 전화가 와서, 

내 정성에 간호사들이 고개를 흔들며 허락을 해줬다고... 

엄마는 저녁식사에 그 반찬들을 드셨다고 했다. 


"엄마. 어때? 맛있었지?"


영상통화로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엄치척'!

쓰러지시기 전까지 여러 음식들을 자주 해다 드렸는데, 엄마 아빠는 내가 만든 음식이 늘 맛있다고 해주셨다. 

그렇지만 이젠 맛있게 드셔 줄 아빠도 계시지 않고, 

그나마 엄마는 올해 겨우, 간호사의 허락에 의해서 맛만 보셨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다른 어느 때보다 기분이 너무 좋다. 

아마 엄마는 맛보다는... 고독한 명절에 딸이 정성스럽게 가져다준 음식이니 

맛이 없겠지만 맛있게 드셔준 것 같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여태까지 친정엄마 시어머니가 해주시는 반찬들을 받아다 먹었다면, 

앞으로는 내가 모두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난 실패를 거듭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가족이 "엄지척" 해줄 그날을 기대하며

명절 음식을 만들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81 웹진1호 자화자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