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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Oct 12. 2022

202 아빠가 천국 가셨다는 확신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2)


칼 바르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신학의 거장이다.

출처:크리스천투데이

그에게는 다섯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그중 둘째 아들 마티아스가 알프스 산맥을 등반하다가 추락사했다. 그는 이제 막 신학교에 들어간 20살의 청년이었다. 바르트는 처참하게 망가진 아들의 시신을 보며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여줬다. 1941년 6월 25일. 그는 아들의 장례식에서 고린도전서 13장 12절의 말씀을 가지고 삶의 시간인 '지금'과 죽음 이후의 시간인 '그때'에 대해 설교했다.


"그때는 지금과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죽음은 더 이상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특별한 영역이 아니며 궁금해하거나 애도해야 할 것도 아니고 눈물과 금식으로 경외할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두 개의 시간. 즉 지금과 그때의 시간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금은 거울을 보는 것처럼 희미하지만 그때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것같이 분명해지고, 지금은 부분적인 것도 그때는 온전히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믿는 자는 죽음 이후의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 이후의 시간에 소망을 두고 살아갈 때 지금의 시간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감사 QT365> 중에서



아빠의 장례 첫날. 교회 식구들이 와서 추모예배를 함께해 주셨다.

찬송을 부르고, 전도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시는데. 난 우느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

엄마는 병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계시고,

아빠는 그 병원의 장례식장에서 천국 환송예배의 주인공이 되어 계시고... 이게 뭔 일인가...

정말 짧게 아프고 천국 가신 것은 축복이라고 말씀들 하셨지만(지금 생각해보면 맞는 얘기다)

두 번 다시 아빠와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펐다.

사진 속 아빠의 미소 짓는 표정을 보니 마음이 더 복잡해서

퉁퉁 부은 눈을 뜨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환상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지금도 너무 생생하다.

짙고 푸른 언덕에 30대의 젊고 건강한 아빠가 환하고 웃으면서,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계셨다.

더 이상 본인은 걱정하지 말고, 이 땅에서 잘 지내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면서 언덕 위를 맨발로 힘차게 뛰어가시는데... 정말로 가볍고 즐겁고 너무 행복해 보이셨다. 그동안 가슴이 아프고 숨이 차서 걷는 것도 힘들어하셨던 아빠가 사슴처럼 뛰시는데, 보고 있는 내가 왜 더 기쁘냐고...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면서 눈을 떴다. 그리고 다시 장례식장에 놓인 아빠 영정사진을 보는데, 그 미소가 엄청 편안해 보이시는 것이 아닌가. 천국에 가셨다는 걸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아직 환송예배가 진행중인 상황.

 슬픔이 감사로 변하면서,

그제야 비로소 내 마음도 매우 평안해지고

찬송을 부를 힘이 생겼다.


아빠의 소천 이후에 나는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죽음 직전까지 신학박사논문을 쓰신다고 열심히 말씀 읽고 찬양하는 모습을 봤고.

또 죽음 이후에 남겨놓은 유품들도 모두 하나님을 알고 싶어서 보셨던 자료들 뿐이라.

아빠는 저 천국에서도 하나님께 참 많은 사랑을 받겠구나 생각했다.

남겨 놓으신 성경책만 해도 책장 한 면을 가득 채웠으니~ 저 많은 옛날 성경책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이 땅에 올 때도 빈 손으로. 갈 때도 빈 손으로 가는데

화내고 짜증내고 바둥바둥 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고 사랑하며, 또 그것을 마음껏 표현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지금 내가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또 할 수 있을 만큼 섬기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성경공부를 할 때, 목사님께서 그러셨다.

믿음이 좋은 젊은 사람이 천국에 갈 경우가 있는데. 왜 데려가셨을까?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있지 않냐고... 그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때가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답기 때문이란다. 이 땅에서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저 천국에서 계속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랑하면서 살게 하기 위해 본고향으로 데려가신 거라고....


이 땅에서의 삶은 짧다. 그러나 천국에서의 삶은 길다.

천국에 갈 수 있는 기회는 이 땅에서의 선택뿐이다.

예수님이 날 구원하기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그것을 믿는 그 길...

죽음은 순서가 없기 때문에,

주변에 믿지 않은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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