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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an 05. 2022

034 고향과 친적과 아버지 집을 떠날 때


야훼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아망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창12:1-3)


인도의 부유한 시크교 집안에서 태어난 선다 싱은

14살때 깊은 영적 갈증을 느끼며 하나님을 간절히 찾았다.

이때 예수님이 그에게 생생하게 나타나셔서 못 박힌 손발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여주며 그를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주님을 만난 선다 싱은 다음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저는 이제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죽는 날까지 그리스도인으로 살 것입니다"


완고한 종교심에 빠진 그의 아버지는 전통 종교를 떠난 아들을 독살하려고 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목숨을 건진 선다 싱은 아버지 집을 떠나 일생 동안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전도자의 삶을 살았다.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고향. 친척. 아버지 집을 떠나 하나님이 보여주실 땅으로 가라고 명하셨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삶의 모습과 과거의 관습이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생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될 때가 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떠났기에 아브라함이 되었고 그로 인해 만민이 복을 받게 되었다.

선다 싱이 떠난 지 10여년 후에 그의 아버지는 예수님을 믿고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떠날 때는 믿음으로 떠난다.

우리의 앞길을 하나님께 맡길 때 하나님이 우리의 오늘을. 그리고 우리의 일생을 책임져 주신다.


<감사 QT 365> 중에서


  

지금까지 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때

아브라함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믿을 사람 하나 없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막막함에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길을 떠난 것이 참 대단한 선택이었다.

 

나와 엄마도... 아브라함과 같은 심정으로 

요양병원을 벗어나서, 본격적인 재활 치료의 대장정 길에 올랐다.

물론 엄마가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진다는 약속의 말씀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회복될 거라는 소망, 또 성령님이 우리와 동행하신다는 믿음만 의지한 채

무작정 떠난 발걸음이었다.

 

그러나...

순탄할 것만 같은 꿈은 바로 무너졌다.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대학병원 재활치료실에 갑자기 코로나환자가 다녀갔다면서, 입원한 날 부터 치료는 제대로 시작할 수 없었다.

인턴선생이(아.... 한숨나온다) 교수님의 소독하란 지시가 없었다며, 욕창 밴드만 갈아주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해서... 결국 삼 일만에 엄마의 엉덩이 욕창은 다시 커졌다.

엄마 침대 바로 옆 간암환자의 고통스런 절규때문에 엄마는 잠을 한 숨도 못주무셨고, 결국 섬망증세까지 나타나 진통수면제를 드셔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급기야 그 환자분의 임종직전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본 엄마는 멘탈이 무너지는 최악의 경험까지 해야 했다.  


아.....뭐냐 이건...

대체 어떻게 되는건가...



"정원아. 예전의 요양병원으로 데려다주라....."

"엄마. 이전 것은 지나갔고, 이제부터 시작이야~~ 새롭게 치료를 해야 집에 오시지..."

"병원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김선생 엄선생 오선생이 송선생이 보고 싶다."

"엄마. 병원에서 평생 사실 거야? 집에 오셔야지. 그럼 치료가 중요하잖어.."

"그래서... 못 간다고? 나 계속 여기 있어야 된다고?"

"아...모르겠어. 엄마. 어떡하지."

"니가 모르면 어떡하냐..."


앞이 막막했다.

정말 이럴 땐 어떤 선택도 하기 어렵다.

그동안 엄마와 했던 감사생활의 루틴도 병원을 옮기면서 깨져버렸다.

자꾸 절망적인 생각과 극단적인 모습들이 상상이 됐다.

신년이 되어 특별새벽예배를 하면서도 내가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브라함처럼 어떤 약속의 말씀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어떤 음성도 들리지 않고 마음만 조급하고, 우울하고 절망적이고 그랬다.


그런데 너무도 신기한 건,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보내서 돕는다는 것이다.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권사님을 회복시켜주실 것입니다. 감사하시고 힘내시고 승리하십시오"


교회의 대교구장목사님이 전화를 주신 것이다.

혼자가 아니다. 모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힘내셔라. 주님이 함께하신다....

이 기도의 전화 한통이.. 엄마에겐  큰 힘이 됐다. 

엄마는 다시 소망을 가지셨고, 

곧바로 섬망증세도 사라졌다.

옆의 환자분도(시끄럽다 원망해서 죄송합니다) 안계시니 잠도 잘 주무신다.

욕창전문치료사가 배정이 되어 욕창도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었다.

스트레칭. 작업치료와 언어치료 스케줄이 줄줄이 잡히면서 활기가 생겼고,

또 병원 원목실 목사님께 매일 방문 기도를 요청했더니, 바로 와서 기도해주셨다.


가장 기쁜 건... 연하검사에서 통과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달에 불통한 연하치료 자료가 이 병원으로 넘어오지 않아서

급하게 다시 연하검사를 진행했는데 뜻밖에 엄마의 통과소식이 들렸다.

너무너무 기뻤다.


절망적인 생각이 들어오면,

상황은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안에 긍정적인 감사의 마음이 시작되면. 상황은 또 선순환으로 변한다.


그래...

2022년 시작이잖아...

지금이 시작이잖아...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믿고 발걸음을 뗀 것처럼 .

엄마도 나도 성령님이 동행하심을 확인했으니

다시 감사생활 하며 걷기로 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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