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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톤인 줄 알았는데 쿨톤이요?

봄웜이 아니라 겨울쿨 딥이요?

by 윤혜정

본디 나는 어릴 적부터 가무잡잡했고 건강해 보이는 피부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또 햇볕에 장시간 있으면 잘 타는 피부다.
늘 뽀얗고 하얀 피부를 동경했지만 그건 타고나야 했다. 성인이 되어 미백제품 등 이것저것 챙겨 바르며 나름 얼굴톤은 어릴 적보다 맑아졌지만 본투비 우윳빛 피부를 따라갈 순 없었다.

하얀 피부가 소화할 수 있는 은은한 파스텔톤이나 쨍한 컬러는 나에겐 겉돌아 보였고 메이크업할 때도 내가 좋아하는 핑크보다 코랄톤의 메이크업을 했을 때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다.
살면서 이런저런 데이터가 쌓이며 또 자가테스트를 해보며 자연스레 내 피부는 봄웜이라 확신했던 나.



그러나... 얼마 전 실제로 처음 퍼스널 컬러 진단을 해본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내가 '겨울 쿨 딥'이라는 것이었다.
겨울과 쿨, 그리고 딥이라....
살면서 내 피부에 관한 한 전혀 생각조차 안 해 본 키워드들인데... 이게 진짜 맞나요 선생님?



내가 생각한 겨울쿨의 이미지는 새하얗고 선명하고 맑고 깨끗한 이미지인데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잠시 혼선이 왔다.
하지만 컬러리스트쌤과 함께 세밀한 내 특징과 여러 컬러 테스트로 확인한 결과는 분명 겨울쿨 딥의 컬러들이었다.
새까만 흑발이 어울리며 블랙, 와인, 인디핑크, 다크그린, 다크블루, 다크그레이 등이 어울리는.



화사하거나 은은한 컬러를 좋아했기에 인디핑크 외에는 평소 손이 그닥 가지 않는 다크한 컬러들이었다.
내가 보기엔 칙칙해 보여서 기피했던 컬러들이 태반이었다.
근데 그 컬러들이 놀랍게도 얼굴톤과 겉돌지 않고 가장 조화로워 보였다.
'꼭 새하얀 피부만 겨울 쿨톤이 아니었구나.
하지만 정말 적응은 안 된다.'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더불어 체크한 내 파우치 속 화장품 컬러들은 한두 가지를 빼곤 내 피부톤과 거의 안 맞는다는 결과를 들었다. 또다시 잠시 혼란이 찾아왔다.
그렇다고 잘 쓰던 것들을 싹 다 버리고 새로 살 순 없는 노릇인데...
앞으로 사게 될 것들은 피부톤을 고려하되 지금 갖고 있는 것과 적절히 섞어서 쓰자고 내적 타협을 한다.


컬러리스트 분이 추천해주신 컬러들


나도 가끔 나를 모를 때가 있지만 이럴 수도 있구나.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은 또 무엇이 있을까.

피부는 쿨톤이지만 속은 웜톤인 겉쿨속따가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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