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신연령은 몇 살?
가끔 나의 진짜 정신연령에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책과 교양 프로그램을 보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뉴스와 신문을 보며 심각하게 세상 돌아가는 걸 파악하다가도 때론 아이 같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변함없이 디즈니와 픽사를 사랑하며 귀여운 캐릭터, 굿즈를 보면 '귀여워'를 연발하며 구매 욕구가 샘솟고, 동물들을 보면 함박 미소를 짓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초중등생일 때의 나처럼 말이다.
또한 신나고 기분 좋으면 내적으로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아 평화롭당’, ‘오늘은 기분이 좋으당!’ ‘주말이다 신난다’ 하고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혼자 멍 때릴 땐 단순한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이나 디저트를 먹고 좋은 풍경과 작품을 음미할 때면 ‘그래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진 않지’, ‘이러니 인생은 살만한 거지’ 생각하거나 퇴근을 앞두고는 ‘집에 가서 신상과자 먹어야지’, ‘아! 아이스크림이 있지. 아이스크림 맛있겠다 헷’ 하며 별거 아닌 먹는 것에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일이 잘 안 풀리면 한없이 머리를 부여잡고 스트레스 수치가 솟았다가도,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있을 땐 우울하다가도, 마음에 평온을 되찾고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나 자신을 보면 대체 진짜 내 정신연령은 몇 살인가 궁금하고 또 은근 단순하다 싶다.
분명 신체와 생물학적 나이는 성인임에도 어른과 아이를 오가는 스스로에게 가끔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 마음속 어딘가엔 10대의 내가 사는 것 같아, 아직 동심을 머금고 있는 것 같아 싫지만은 않다.
마음속 철이 덜 든 내가 문득문득 튀어나와 현실의 나를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리프레시해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