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윌리엄스 감독. 어니스트 씨프
리암 니슨과 똑같이 생긴 톰(리암 니슨)은 평생 근면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의 덧없는 죽음에 분노한다. 후... 그래서 은행을 털기 시작한 거야...라고 털어놓지만 나중엔 기분이 좋아서 그랬다고 덧붙여 고백하기도 했다. 아버지를 팔아 자신의 죄를 합리화한 셈이다. 군대 특기를 살려 금고문을 폭파시켰고 수년 동안 900만 달러를 털었지만 과정이 아주 "깔끔"했고 잡히지 않았다며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훔친 돈은 유흥, 사치, 공익에 쓰지도 않는다. 은행털이는 새로운 자아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세상에 주목받을 수 있는 수단이었다. 범죄를 멈춘 건 잘 보이고 싶은 여자 애니(케이트 월시)와 마주한 순간이었다. 혼자 어둠 속에서 금고문은 그만 터뜨리고 저 여자의 마음을 터뜨리고 싶었다. 자수하기로 한다.
감옥에 다녀온다고 운명적(!!!) 사랑이 이뤄질 거란 보증 같은 게 있을 리 없었다. 거액에 눈이 먼 공무원이 자기 상사를 쏴 죽이면서까지 톰의 감옥행을 저지한다. 얘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에 빛나는(아님) 테이큰을 안 본 건가. 3편까지 나왔는데. 톰은 은행털이의 돈을 턴 공무원에게 전화를 건다. 톰의 감옥행을 저지할 때부터 이 공무원의 지옥행은 시간문제였다. 물론 톰은 전처럼 날쌔거나 잔혹하지 못해 죽을 때까지 전기 고문을 하지는 않는다. 겁을 줄 뿐. 니가 재채기만 해도 산산조각 난 살점이 먼바다에 흩뿌려질 거야.
톰이 자수하지 않았다면 공무원은 나랏밥 축내며 출퇴근했을 텐데, 사랑에 빠진 톰이 돈다발을 안겨주는 바람에 사람도 여럿 죽이며 이 사단까지 왔다. 톰과 대적하는 바람에 세상과 대적하는 꼴이 됐다. 공무원의 새로운 보스와 동료마저 톰에게 반했으니까. 운명적 사랑에 빠져 가장 보통의 삶을 원했던 톰은 이렇게 한 공무원의 집과 인생을 폭파시킨다. 과거도 있고 손재주도 있는데 나이 먹고 은퇴해서 세상의 주목과 신임을 얻으며 사랑도 이루고 싶은 백인 중장년층을 위한 보험광고 같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