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0
우리는 오전 이른 시간 외출을 했다. 아내의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일이었다. 지정 병원 로비에서 도로시와 TV 애니메이션을 보며 아내를 기다렸다.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서점과 빵집을 들렀다. 도로시의 곤충 만화 두 권, 나와 아내의 책 한 권씩 샀다. 도로시가 고른 케이크도 샀다. 아내 생일. 우리는 집에서 초에 불을 붙이고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아내와 도로시는 초를 불어 껐다. 아내와 도로시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한참 소원을 빌었다.
잠시 후 회사 팀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검사를 통해 확진 유무 집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가장 가까운 검사소를 검색했다. 비가 오고 있었다. 검사소는 그리 가깝지 않았다. 차로 18분 정도. 주소를 찍고 시동을 켰다. 음악을 들으려다 그만두었다. 오후 3시 50분 정도, 가는 길은 어둡고 축축하고 조금 막혔다. 해당 주소지의 건물에 도착했다. 안내문이 보이지 않았다. 건물 안은 비어 있었다. 1분 정도 서성거렸다. 다른 유리문에 구겨진 종이에 쓰여 있었다. 주차장 앞쪽에 있다고. 멀리 둘러보았다. 뾰족한 흰색 천막 지붕들.
다가가니 하늘색 비닐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보였다. 안내를 받고 줄을 섰다. 수많은 천막과 엑스 배너의 안내문들, 컨테이너 박스와 같은 색의 의료진들, 비바람이 적잖았고 그들은 수년 전부터 저 자리에서 모두 맞고 있었다.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아서.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신분증을 확인하고 휴대폰 번호를 기입한 후 간격을 유지한 채 줄을 서고 있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내 차례가 되었다. 마스크를 코까지 내렸고 긴 면봉이 콧 속 깊이 들어온 후 나갔다. 서양 정신병원에서 환자의 증상을 다룰 때 활용했다는 도면이 떠올랐다. 긴 바늘을 콧 속 깊이 집어넣어 안구를 관통한 후 뇌까지 찔렀던 그런 그림이었던. 뇌가 아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큰하고 눈가가 얼얼했다. 안내를 받고 손 소독을 했다. 엄마와 함께 온 여아가 울고 있었고 비바람에 우산이 뒹굴어 날아가고 있었다. 달려가 우산을 잡아 돌려주었다.
시동을 켜고 집으로 가는 내비를 켰다.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올 때보다 차가 더 막혔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몸을 씻었다. 음식을 시켜 먹고 부루마블 게임을 했다. 다음 날 이른 시간, 문자로 음성 통보를 받았다. 팀 모두 음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