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코로나 의심자가 발생했다. 내일 오전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아내에게 오늘은 귀가하지 않겠다고 먼저 말했다. 만약 그분이 확진이고 만약 동료들과 함께 검사받을 경우가 생기고 그래서 만약 양성 판단이 나오면 모든 동선이 가족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거라서.
숙고한 결정이고 아내는 동의했다. 출근 가능성을 고려해 숙박업소를 검색했다. 숙고하는 동안 우연히 BBC 코리아 영상을 봤고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분의 인터뷰가 나왔다. 어제 봤다면 남 이야기였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가능성은 낮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숙박업소를 급하게 알아보느라 날짜를 틀렸다. 로비에서 변경하느라 시간이 좀 소요됐다. 직원분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아내와 다시 통화했다. 옆에 도로시 목소리가 들렸다. 어휴... 눈가가 약간 뜨거워졌다. 도로시는 종알거렸고 아내는 상황을 설명했고 도로시는 이해했다. 우리는 짧게 인사했다.
저녁을 먹지 않았다. 한 끼 챙기는 게 중요하지 않았다. 도로시 태어난 이후 귀가하지 않은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어렵고 신중한 결정이었다. 14층 작은 방에서 이 글을 기록한다. TV를 켜놨고 인터스텔라가 나오고 커튼을 닫았다. 휴대폰 충전기와 업무용 맥북을 챙겨 왔다. 음성이길. 내일 아침. 제발.
*다음 날 오전. 의심자 음성 판정.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