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을 옮기는 모습은 뉴욕타임스에 게재되는 사진들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관을 매장하거나 거대한 천으로 시신을 수습하거나 양 팔다리를 붙잡고 나르기도 한다. 거의 매일 집에 도달하는 신문 지면의 사진 속에는 아기가 태어나거나 출산하는 장면보다 죽거나 죽은 자를 수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훨씬 많다. 지면의 수많은 사진들은 뉴욕타임스의 포토그래퍼의 카메라에 잡힌 (그리고 데스크에 의해 선별된) 세계 곳곳의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 수많은 이미지들 사이사이를 장악하고 있는 키워드는 죽음이다. 죽었고 죽어가고 있고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을 거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우리도 누군가에게 옮겨져 수습될 거라고. 그다음으로 빈번하게 눈에 띄는 장면은 가족과 이웃 등 타인의 죽음들과 마주하며 입을 막고 오열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들이다. 보는 이들마저 무력하게 만든다. 그곳에서도 여기에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랜 시간 또는 평생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사람들 앞에서는 어떤 액션도 무용하다.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구호는 이들 앞에서 얼마나 무력할까. 흑백 사진과 검은 활자들이 죽은 자들의 재로 프린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