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내 동물원에 대하여

by 백승권

언젠가부터 동물원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모아두고 구경하는 곳이라고 여겨진다. 갇힌 동물들과 물고기들은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다. 어항에 갇혀 좁은 공간을 헤엄치고 창살 안에서 힘없이 잠에 들거나 입장객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 먹으려 입을 벌릴 뿐이다. 철저하게 인간이 돈을 벌기 위해 동물을 모아 체험을 유도하는 구조다. 가족 단위의 고객들은 감탄하며 구경하고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마지막에는 인형과 기념품 구매를 유도 당한다. 물론 동물원 만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과거에) 서커스조차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모아서 훈련시켜 쇼를 펼치는 곳이라는 이야길 들은 적 있다. 세상의 모든 곳에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긴 어렵겠지만 한번 알고 나면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