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꿈*

by 백승권

가방이 되고 싶어요

보석이 되고 싶어요

구두가 되고 싶어요

샴푸가 되고 싶어요

눈썹이 되고 싶어요

루즈가 되고 싶어요

향수가 되고 싶어요

비누가 되고 싶어요

볼펜이 되고 싶어요

종이가 되고 싶어요

그릇이 되고 싶어요

커피가 되고 싶어요

공간이 되고 싶어요

시간이 되고 싶어요

구름이 되고 싶어요

바다가 되고 싶어요

공기가 되고 싶어요

나무가 되고 싶어요

의자가 되고 싶어요

책상이 되고 싶어요

체온이 되고 싶어요

눈물이 되고 싶어요

세포가 되고 싶어요

물감이 되고 싶어요


로에베가 되고 싶어요

생로랑이 되고 싶어요

지방시가 되고 싶어요

랑방이 되고 싶어요

까르띠에가 되고 싶어요

디올이 되고 싶어요


어제가 되고 싶어요

지금이 되고 싶어요

내일이 되고 싶어요


아무것도 아니라서

무엇이든 되고 싶어요



*

이 글의 제목은

1997년 발표된

김동률과 이적의 곡에서 착안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