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 수준으로는
제게 행복일 수 없어요
행복에 목매단 적 없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행복한 거야 라는 그동안 몇몇에게
몇 번 들었던 기준을 되새겨보면
제 기준의 행복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 정도 수준으로는 제게
행복일 수 없어요
행복은 당장 떠오르며 묘사할 수 있는
밝고 찬란하며 아름다운 것들
이것을 행복이라도 정의해도 되나?
이런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면
행복이라고 칭하기 힘듭니다
의심이 든다면 행복일 수 없어요
제겐 그래요. 물론 행복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바뀔 수 있지만, (이게 너무 크지만)
누군가 생의 마지막 챕터를 덮을 때까지
자신에 대해 기록한 책을 내지 않았다면
그리고 제가 만든 책이 그를 기록하고 있다면
그 책은 그의 유일한 기록물이 되겠죠
행복의 질감이 오래전부터
문신이나 구찌 & 고야드 클러치 같이
여겨졌어요. 타인의 소유물. 눈에 띄지만
제 피부에 닿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군가는 보여주고 싶어서 어디든
그리고 붙이고 다니고 전 그걸 종종
가까이 보며 왜 저걸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타자의 가시거리 안에 있어야
완성되는 건가 싶었죠. 행복의 조건 중 하나가
타인의 시선이라면 좀 특이한 컨셉의
감옥 아닌가 싶었죠
물론 이건 행복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저의 작은 의견이긴 해요. 어떤 분들은
휩쓸리는 파도 위에서 수면 아래 타인의
손에 의해 받쳐져서 서핑의 중심을 잡으면서
그걸 자신의 힘으로 성취했다고
여기기도 하니까요. 방금 제가 상상한
이미지인데 아마 이런 분들은 없겠죠
행복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간과하는 건 아니에요
인류의 생존과 지속을 위한 위대한 유산과도 같으니까
저 역시 누군가에겐 너무 당연하고 사소한
순간들로 뺨이 떨리고 눈이 붉어지기도 해요
두서없는 말이 나온 김에
하나 이야기하면
이건 너무 내밀한 영역이긴 한데요
저는 사랑이라는 말이 떠오를 때
행복감이 같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행복이란 단어가 여전히
문장에 넣는 게 어색하긴 한데
누구에게 감지될 리 없는 감정이 응축되어
회오리가 진한 물방울이 되고 그게
사랑이란 단어로 조각되어
세포와 심장, 호흡기를 거쳐 혀와
손끝을 떨리게 할 때
기어이 혼자 걷는 동안 고해성사처럼
토로하게 할 때 옅은 숨과 같이
겨울과 여름의 공기 속으로 흩어질 때
빛과 어둠의 일부가 될 때
영원한 비밀이 될 때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때
그걸 나만 알고 있을 때
어떤 그림자도 없고
CCTV조차 잡히지 않을 때
그렇게 사랑, 사랑해, 사랑해요 라는 말이
침묵 속에 떠오르고
고요히 퍼지고 사라질 때
저에겐 이게 행복감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일부는 책이 되었죠
아무도 모르고 남겨진 것들
저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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