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60세 남성, 제이 켈리

노아 바움백 감독. 제이 켈리

by Glenn

가는 곳마다 모두가 신기한 듯

알아보며 사인을 요청하는

제이 켈리는 35년 동안

스타가 아닌 적이 없었던 배우

삶이 영화였고 영화가 삶이었던 그는

공로상을 받으러 스텝들과 길을 나선다


스크린을 통해 만인에게 꿈을 선사했겠지만

그는 자녀에게 권하지 않을 만큼 힘듦을 호소하고

그와 커리어를 함께하며 수십 년을 지나온 매니저들과

그와 핏줄로 연결되어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이들은

그의 평생에 걸친 독선과 이기심에

모든 기대를 포기하고 완전히 선을 긋고

이미 떠났거나 이제 떠나기 시작한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제이 켈리와 연결되었다는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못해 평생의 사랑을 잃었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현재의 가족을 잃을 지경이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버지란 존재를 삶에서 도려냈고

제이 켈리는 그를 낳아준 사람에게조차

완강하게 거부당한다


35년의 인간관계 성적표였다


35년의 삶을 제이 켈리에게 헌납한

매니저 론만이 곁을 지키고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제이 켈리는 론을 무시하고

멸시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출연료의 15%를 떼가는 사람이

무슨 친구냐는 듯이 비아냥거렸다

제이 켈리가 아무것도 아닐 때부터

제이 켈리와 함께한 론에게 그런 말은

달군 송곳이자 독을 바른 칼날이었지만

론은 시체처럼 만신창이의 정신력으로

제이 켈리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론은 이미 제이 켈리와 한 몸이었다

적어도 론은 그렇게 알고 믿고 행동하고 있었다


제이 켈리는 마치 주마등이 지나가듯

지난 35년을 훑으며 놓친 것들과 남은 것들을

다시 정렬하기 시작한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 앉아 영화인들과 함께

자신의 지난 영화들을 편집한 영상을 보며

제대로 편집하지 못한 인생에 눈물 흘린다

영화를 선택한 대가로 모두 놓쳐버린 시간

모두가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진 않았으니

결국 누구 탓도 하기 힘든 자초한 결과였다


대본에 쓰여 있던 주인공 역할 외에

현실의 아빠, 현실의 아들, 현실의 남편,

현실의 친구, 현실의 동료까지 모조리 망쳤다

대중들은 스크린 속 제이 켈리를 보며 환호했고

지인들은 스크린과 다른 제이 켈리에게

모두 진절머리 쳤다


부와 명예는 아낌없이 누렸으나

제이 켈리는 가장 가까운 이들의

사랑과 인정을 잃은 신세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외모와

완전한 스타일링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었다


제이 켈리가 아니라

조지 클루니로 영화 제목과 배역 이름을 바꾼 들

전혀 이질감이 없어 보였다


누군가 스타가 될 때

누구는 실패자가 된다

인생이 불공평하다는 말은 쉽지만

자신이 후자가 될 때 부당하고

빼앗겼다고 여긴 것들에 더

마음과 기분이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와 깨달은 들

60세가 다시 25세가 되는 일은 없다

남은 시간 노력한 들 35년 동안 누적된

선택과 결과가 달리 해석될 일은 제로에 가깝다

늦은 것들은 늦은 것들,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후회해도 가해자는 가해자

아무리 사과한 들 피해 사실이 바뀌는 일은 없다

제이 켈리는 억울할 것이다.

자기 삶의 세세한 부당함을 가장 잘 알 테니, 하지만

아무리 억울한 들 피해자들만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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