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별로라고 생각하다 보면
지금에 대한 해석도 희생양에서 빠질 수 없어
이를테면 언젠가 나중에
그게 어떻게 가능할지 경이롭지만
지금은 무겁게 매달린 많은 것을 망각하고
지금에 대해 편리한 해석으로 접근할 수 있지
그때가 그래도 나았구나
어떤 미래로 미리 가서
현재의 더러움을 세탁한 버전으로
기억하게 될까 봐 그게 싫어, 별로야
도착할 생각도 계획도 가능성도 미지수인
정체불명 형체불명의 미래와의 멱살잡이
낫지 않은 부분은 계속 낫지 않고
잃어버린 것들을 세다가 손을 놓은 채
새로운 노래들을 찾아 헤매다가
영면을 향해 나아가는구나
이렇게 초라하고 아무것도 아닌 채
어딘가 멸망하고 있고
그중에 내가 앉던 의자도 있었는데
나는 몸이 없어서 괜찮다며
삐걱거리며
죽고 싶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으며
그런 스스로를 저주하며
과거의 감정을 염원하는 거면서
다른 걸 원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부탁이 있어요
나를 구겨서 가져가 줘요
가져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돼요
구겨져 같이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