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걸쳐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린 이제 시작이야
새로운 모든 관계에 적용되어야 하는
시행착오라는 게 있어야 한다면
아직 남아있을지 몰라
불편하다가 멈칫할 수도
스스로를 기만할 수도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실망할 수도
일어난 일을 잘못 해석할 수도
온통 부정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볼 수도
상황이 아닌 상대를 야속하게 여길 수도
그러다가 스스로의 처음을 의심하고
견고하다 여긴 벽의 조각을 떼어내고
균열과 붕괴와 어지럼증을 겪고
어둠과 침묵과 어색함을 지나
그럼에도 다시 사랑에 빠져 있는
서로를 발견할 수 있다면
발견하는 나를 감지할 수 있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 거야
내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건 억지로 되는 건 아니야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게 아냐
손등 위를 감싸는 손바닥이
서로를 잡아주는 서로의 역사가
이미 우리의 곁을 관통한 것들 중
우리에게 뭔가를 남기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우린 우리가 누군지 알고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다룰 줄 알며
불안마저 계산 안에 두고 있음을
순응마저 계획 안에 있었음을
그리고 결국 우린
우리의 자리에 있게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