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말들이 쌓이면 어떻게 되나요
영화에서는 보통 귀신이 되던데
한을 풀어달라고 주로 폭력적으로 매달리던데
그것도 인간의 언어가 어려워 난처하고
세상에 널린 말 중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 처럼
비겁한 게 없지
다정해지고 싶어서 늘 연습해요
가까운 생명체들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장 극적이고 강렬해야 할 찰나에
더 완전하게 다정할 수 있도록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연습만 하면
시간만 세다가 늙어 부서져 풍화되면
다정한 귀신을 어디에 써먹어요
퇴마 되어 울부짖다가 어디 갇히겠지
믿지 않는 존재가 될 리 없겠지만
믿기지 않는 끝이 올까 봐 무섭기도 하니까
죽어서 날게 될까 봐 등에서 겁이 돋아나요
가져간 날개를 등기로 보내주실까 봐
먼저 떠나지 말아요
아직 만난 적도 없으니
손을 잡아주세요
숨소리 들리는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