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남은 생애
하기 힘든 트윗
오늘 낮 1시 53분
아내는 엄마가
난 아빠가 됐다
부정. 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잠도
어제 잠들기 전,
우리가 도로시를 만든 게 아닌 낳은 게 아닌
조립, 생산한 게 아닌
우리를 '통해' 나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근사한 비유는 아니지만
정책적으로 마련된 대출기금이
은행 창구로 나온다고
그 돈이 은행 꺼가 아니듯.
적당히 큰 인간들이
작은 인간의 통로와 출구가 되어주는 모양새랄까
아까 30분 단둘이 안아봤는데 작고 따스했다.
같이 세계와 우주를 정복하자는 말을
속삭임으로 제안하긴 했는데 나중에 답변을 주겠지..
아내를 처음 만날 적부터 내 인생은
정점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도로시가 그 정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궁금증이었다.
지금으로선 어떤 것도 단언할 수 없지만
뭔가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삶의 속도, 기본적 피로,
물리적 충격은 다를 바 없더라도.
읽고 싶은 글 쓰고 싶은 글
이 왼쪽에 다 있다
연서이자 전기
회고이자 언약
공허로 채워진 전부
모든 문장에 채워진 각각의 독립성
생명력과 반추
글에 대한 책에 쓰인
책에 대한 글
영원과 이상
불가능과 바람들
세어보니 새로운 1일 오기까지 5366일이었다
두 시간 동안 품고 있었다
으아아아 미동도 울음도 없었다
입술만 오물오물 눈꺼풀만 질끈
아이의 폐가 들썩거리며 일으키는 진동이
뼈와 살갗을 지나 전해진다.
숨소리. 감은 눈. 돌돌 말은 속싸개.
왼쪽 팔에 뉘인 머리. 감촉.
온도. 실룩거림. 찡그림. 오물거림. 날름거림.
하얗고 우아하고 맑은
내가 세명이면 좋겠다
아내 도로시 & 회사
도로시도 내가 보고 싶을까
나는 눈물 날 정도로 보고 싶은데
바람에 풀이 눕듯
아침에 나는 침대에 눕는다
오늘까지다 딱
신고하러 왔더니 떨린다
출생신고
도로시는 내가 볼 수 없었던 아내
아내가 보고 싶었던 나
열아홉 겨울에 만나
그 전엔 서로가 모르던 기억이었다
9월의 화요일 대낮에 산후조리원 6층
어느 방에서 한가로이 소시 티브이나 보고 앉아 있고...
아이는 자고 아내는 곁에 있고...
불안하지 않은 고요, 떠나고 싶지 않은 평화.
4일 이후 2는 3이 되었다.
오전엔 출생신고서 '부'에 동그라미를 쳤다
나도 모유가 있다면 좋을 텐데
세상모르고 잔다 는 건 내 생각이겠지
왼팔에 도로시가 남긴 온기가 너무 좋다
가늘고 맑은 머릿결 가끔 검게 빛나는 눈
박제하고 싶은 입술 작은 코 작은 귀 작은 폐
작은 숨 처음 어둠을 뚫고 벅찬 표정으로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 일일이 세었던 손발가락
종일 입술 실룩거리는 것만 봐도 좋을 것 같다
도로시의 이미지에만 감탄하고 소비하는
보호자가 되기를 경계한다
도로시가 태어난 지 6일 2시간 1분이 지나고 있다
골몰할 땐 맞는 것 같더니
다시 읽어보니 모르겠다
계속 쓰다 보니 공허하다
도로시를 낳은 후에도 아내의 눈부신 미모는 여전하다.
활자 그대로 눈을 뗄 수 없다.
밥 먹는 내내 시선을 묶어두고 있었다.
'아기 낳은 여자'라는 대우를 특별히 갖추지 않는다
갈등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주지 시켰다.
아기는 너보다 절대 먼저일 수 없다고.
앙다문 입술
엄지만 한 발바닥
모스 부호 같은 숨
온몸의 근육에
우주의 힘을 더해 뒤틀어
겨우 내뱉는 기체
가을 들녘 같은 머리칼
외국어 같은 꿈틀거림
이따금 합이 맞는 눈과 입의
정교한 곡선
귀여운 온기
꿈을 꾸는 눈
만월 같은 뺨
내가 지어준 이름
왜 시인들이 아이 눈 속에서 별을 꺼내어 썼는지 알 것 같다
아기 재우고 아내 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