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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May 05. 2017

도로시의 온몸이 죽음을 경고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도로시는 뼈가 으스러질 듯 내 어깨를 안았다. 두려움과 공포가 박혀 있는 악력이었다. 20개월의 아기는 죽기 싫어 거부하듯 품으로 파고들었다. 오전엔 처음 야외수영을 했고 오후엔 거리를 쏘다녔다. 시종일관 즐거웠고 최초의 표정과 풍경으로 채운 하루였다.

이 아이가 태어난 후 모든 휴일과 휴식을 헌납했다. 우선순위는 의미 없었다. 유일했고 나머지 순위를 압도했다. 이런 도로시를 눕혀 팔다리를 누르고 머리를 고정시켜 코 안의 이물질을 제거해야 했다. 공포에 질린 굉음과 몸부림이 공간을 붉고 검게 칠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같은, 갈등은 없었다. 지난밤 아이는 자는 동안 숨이 멎을 뻔했다. 감기 중 콧물이 누운 자세에서 기도를 뒤덮었고 오가던 숨은 통로를 잃었다. 거기서 도로시 가슴팍의 얕은 들썩임이 정지했다. 질식할 듯 바둥거렸다. 온몸이 죽음을 경고했다. 아내는 119를 불렀다. 구급차 안에서 도로시는 더 놀랐고 다시 차를 돌렸다. 밤새 아내와 곁을 지켰다.

잠들기 전 인공 액체와 기구로 코와 목 사이의 이물질을 흡입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어른 셋이 누르고 잡으며 차악을 실행했다. 열과 땀과 눈물이 범벅된 아이는 끝난 후 부들부들 떨며 내 어깨와 목을 감싼 후 완전히 잠들 때까지 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잔인하고 진정해야 했다. 가느다란 팔로 매달려 고개를 파묻고 훌쩍거리는 도로시에게 장문의 사과를 읊조렸다. 이런 결정과 고난을 거쳐야 했던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어제보다 고른 숨을 쉬며 잠든 아이 곁에서 쓰다, 다시 안아 달래고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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