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평생의 보호자
잠이 오지 않았다. 불 꺼진 거실에서 무음으로 티비를 켜고 있었다. (안방에서 자던) 도로시가 빠른 걸음으로 뛰어나왔다. 후다닥 티비를 끄고 달려오는 도로시를 안았다. 도로시는 마치 내가 여기 있는 줄 알았다는 듯 폴삭 안겼다. 잠들었다. 잠시 후 깨어 손가락으로 거실 소파를 가리켰다. (더 쾌적한 수면을 위해 보다 시원한 곳으로) 눕혀 달라는 신호였다. 천천히 눕히고 이동식 장난감 선반을 조용히 옮겨 가드를 쳤다. 소파와 가드 틈에 인형을 대고 머리 쪽에는 쿠션을 두었다. 부모라는 단어는 아득하고 남루하다. 도로시에게 있어 나(와 우리)의 명칭을 '평생의 보호자'로 대체하고 싶다. 최대에 다다를 수 없을지라도 버금가는 평온과 안전하고도 완전무결한 온기로 꽁꽁 감싸고 싶다. 도로시는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