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매거진. 2012년 7월
브라질 ADESF 금연광고 캠페인
사소하고 작은 부품이 첨단기계를 망가뜨리듯이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흡연에 대한 자제를 권고하는 공익캠페인들의 접근방식은 충격과 공포입니다. 담배 케이스에 손상된 장기 사진과 함께 붙어 있는 ‘Smoking Kills’라는 문구가 대표적입니다. 피면 죽는다고 강력히 경고합니다. 하지만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부 흡연가들은 그런 메시지를 보고 받은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이내 서둘러 담배를 찾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이미지와 문구의 흡연 억제 효과에 대한 진위여부는 늘 논란의 대상입니다. 지속적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흡연의 해악은 학습되었지만, 흡연행위의 근본적 억제와 확산을 막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유해물질에 중독된 신체를 광고를 통해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금연을 위한 공익단체 ADESF의 브라질 광고 캠페인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접근방식을 보여줍니다. 담배연기와 해골이 아닌 복잡한 구조의 첨단 이동수단들이 부서지는 장면을 설계도면에 담아 세세하고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탑승자 219명의 목숨을 앗아간 항공기 추락사고, 선원 56명을 수장시킨 잠수함 침몰 사고, 세 명의 인명사고가 난 로켓 폭발사고. 세 참사의 공통적인 원인은 아주 작은 부품의 결함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자연재해나 전쟁무기가 아닌 2센티미터에 불과한 부품이 재앙의 발화점이었습니다. 우연에 의한 불운한 사고가 아닌 좀 더 철저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 카피는 전합니다. 당신(흡연가)의 몸은 저 기계들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에 작은 결함(흡연)에 의한 파장도 그만큼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그 끝은 사고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덧없는 죽음일 것입니다. 광고는 사소해 보이는 흡연이 인간 내부의 총체적 파괴로 이어지는 치명적 시발점임을 차분하고도 명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연 광고 캠페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인디언들의 전유물이었던 담배가 대량 생산되고 각종 질병을 안겨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담배회사와 금연광고의 대립은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난 금액이 걸린 집단소송과 유명인들의 비극적 죽음이 이어지면서 담배는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이슈메이커로 부각되었고 이는 곧 대중을 향한 광고 전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담배광고는 수십 년째 카우보이 이미지를 내세우는 말보로처럼 남성의 감성에 주로 호소하는 반면, 금연광고는 죽음으로 직결되는 유해성을 알리며 이성에 호소하는 다른 접근방식을 보였습니다. ADESF 금연 광고 캠페인의 진정한 의의는 단발적 금연을 위한 경각심을 키우는 것을 넘어 공존하는 인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소통 의지를 보여준다는데 있을 것입니다. 작은 부품의 결함만 방지해도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듯, 작은 담배 한 개비만 덜 피워도 자신과 다수의 생명에 끼치는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광고는 막대한 인명피해를 일으킨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생생하고도 묵직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