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비에르 감독. 세레나
남자(브래들리 쿠퍼)는 사업가다
사람을 동원해 나무를 베고
그 나무를 나르기 위해 철도를 놓는다
남자는 여자를 만난다
나무에 미친 남자였고
여자(제니퍼 로렌스)는 나무에 미쳐있었다
둘은 첫눈에 반한다
첫 대화에서 결혼을 이야기하고
대본에 쓰여 있는 듯 찹쌀떡처럼 붙어 다닌다
여자의 등장에
남자의 사업은 변화를 겪는다
이건 마치
커피에 다른 맛의 시럽을 타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던 이들에게
샷 추가와 캐러멜 시럽을 붓는 격이랄까
질서가 재조립된다
남자의 동료는 불편해한다
여자는 자신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고 있었고
여자는 거리낌이 없었다
남자의 사업이 곧 자신의 사업
남자의 인생이 곧 자신의 인생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루고 행동했다
생이란 그런 것,
고비와 위기는 예정처럼 온다
작업장에서 사고가 일어나 사람이 다치고
아이는 유산이 된다
그 과정에서
관계의 균열이 일어난다
여자는 자신의 운명을 밀고 나가려
방해물들을 제거하려 하고
남자는 부메랑처럼 돌아온 과거의 유산을 붙잡는다
그 사이에서 둘은 거대한 갈등을 겪는다.
남자의 유산은 여자를 만나기 전 가진 아이였고
여자는 그 아이마저 제거하려 든다
과거를 묻지 않고
뜨겁게 만난
각자의 생이었다
어릴 적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여자에게
남자마저 잃는 것은
자신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래서 살인을 저질러서라도
남자의 사업을 지켜야 했고
살인을 저질러서라도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해야 했다
남자의 관심은 오직 자신의 몸,
자신의 마음, 자신의 아기여야 했다
사업을 지키려 동료를 죽였던 남자를 위해
여자는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지키려 하고
남자는 사는 동안 모든 과오를 부메랑처럼 맞이한다
남자는 자신의 욕망처럼
평생을 찾아다녔던
이길 수 없는 존재를 겨누고 싸우다 최후를 맞고
남자를 잃는 여자는
평생 죄책감에 휩싸이며 괴로워했던
거대한 불 속에서 스스로 산화된다
타인이 범한 이유로 아이를 가져야 했던
가장 연약한 자만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살아남는다
세레나, 그녀 주변엔
그녀 자신조차 남기지 않고
모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