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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별하 Jul 25. 2021

부모님(181024)

우리엄마


엄마는 나한테 먼저 전화를 걸지 않는다. 용건이 있으면 문자를 남긴다. 시간날 때 전화 하라고. 혹여나 당신이 거는 전화가 내가 하고 있는 어떤 일에 방해가 될까봐. 나는 그나마 학생이지만, 군대에서 중사로 근무중인 오빠에게는 특히나 더 심하다. 사실 나는 수업 듣는 것보다 엄마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게 더 중요한 사람인데, 우리엄마는 혹시나 수업 중에 벨이라도 울리면 어떡하냐며 내가 겪을지도 모르는 곤란에 대한 생각이 더 앞서는 사람이다.



우리아빠


어릴 때 다니던 체육관에서 주최한 가족운동회에 참가 한적이 있다. 아빠들을 대상으로 장애물 달리기 시합이 있었는데, 출발하기 전 출발선에 대기중인 아빠들에게 사회자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라 해봐야 자식들 이름을 크게 부르며 사랑한다! 화이팅! 외치는게 전부였는데, 그때만해도 사랑한다는 말을 어색해 하시던 아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회자의 재촉끝에 겨우 내뱉듯이 우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랬던 아빠가 지금은 나랑 통화를 할때면 아빠는 딸 보고싶은데 딸은 아빠 안보고 싶냐며 먼저 보고싶단 말을 잘도 하신다. 언제 이렇게 애교가 많아지셨나 싶다가도 그만큼 고되고 지칠 아빠의 일상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작 그 물음에 내가 아직 쑥스러워 안보고싶다고 툴툴거려 보지만, 그 다음날엔 날이 추우니 감기 조심하라는 문자를 먼저 남겨본다. 



며칠 전 내 생일을 핑계로 오랜만에 두분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누가 최선의 효도는 자주 얼굴을 보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차선의 효도는 연락이라도 자주 드리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음을 전하는 것. 바쁜 일상에 챙기기 쉽진 않지만 시간을 내어서 의식적으로라도 챙겨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시험 기간이라 그런가 많이 보고 싶다. 조만간 집에 가야지.



BGM -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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