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산골에 내 집을 짓다가 과연 난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부닥쳤다.
주택은 크면 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둥 창이 크면 겨울에 춥다는 둥 여러 가지 들리는 이야기를 감안해서라도 경제적인 난방을 찾아야만 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떡해? 기름보일러지.”
아! 기름값에, 공해에 고민하다가 일단 기본은 기름보일러로 깔고 노출형 벽난로를 넣기로 했다.
거의 90프로 연소가 되며 환경에 무해하다는 논리에 반해서, 세련된 디자인에 반해서, 덜컥 비싼 난로가 거실 한편을 차지하게 되었다.
계획에도 없이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해 버린 경비 지출이었지만 그 비싼 난로는 겨울마다 아무리 추워도 빵빵하게 온기를 나눠주고 있고 군고구마는 덤이고 요즘 유행하는 불멍까지 일석삼조의 호사를 누리며 그때 그 선택에 대만족을 하고 있다.
동네에는 세련되고 삐까뻔쩍한 주택들이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고 있다.
나는 안 보는 척하면서 가자미눈이 되어 열심히 스캔하다 우리 집의 작고 소박한 외관에 위축된다.
아! 질투 난다. 나도 내 집을 다시 지으라면 정말 이쁘게 잘 짓고 싶다 하면서도, 시골 주택은 말 그대로 튀지 않는 자연스러운 집이 정답이야 라고 위로하며 내 마당의 풍요함에 눈을 지그시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