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 뜨거웠던 여름

by 즐란



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말썽쟁이 여름에게

어여 가라고 등 떠민다

여름은 심술 난다

왜 나만 미워하는 거야

왜 나만 빨리 가라는 거야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들판에 낟알도 내가 다 키웠고

나무에 잎사귀 하나도

내가 만들었어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

신난 꼬맹이들의 함성소리도

나 때문이야

내게 고마워할 줄을 몰라

내년엔 더 힘을 키워 올 테야


어디선가 잔잔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 아그

할매 부채바람 시원하제

이것도 먹어봐라

얼음 동동 띄운 수박이여

여름엔 수박이 딱이여

월매나 시원한 맛이게

여름이 없었으면

이렇게 맛난 수박 먹을 수가 없다니께

여름 덕분에

니 키가 이렇게나 커부렀제

내년 여름에는

또 월매나 커버릴라나

꼬부랑 할매의 야윈 한숨 속에

여름이 슬며시 파고들어

잠을 청한다


이전 19화8월, 어느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