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산 아래에서부터 올라온다
연초록 진초록 수채화 같던 산들이
어느새 한 몸이 되어
너른 색으로 얼싸안았다
겨우내 삼지닥나무
앙다문 꽃잎이 방글방글
입을 벌린 날
마당엔 싱그러운 꽃향기가
봄소식을 알리고
이 바람에 저 소식이 들리고
저 소식에 꽃들이 따라간다
가을은 산 위에서부터 내려온다
성장의 시간이 지나가고
익어가는 시간이 찾아왔다
단풍나무 씨앗은
헬리콥터가 되어
볕 잘 드는 양지를 찾아가고
내 사과나무는
빨갛게 달디 단 열매를 위해
햇빛 한 줌 모으랴
피 땀을 쏟는다
산골 풍경은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