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강아지, 소, 오리 중에서 고른다면 말이야

너는 어떤 스타일에 끌려?...

by 꾸마주마

"고양이, 강아지, 소, 오리 중에서 고른다면 말이야, 너는 어떤 스타일에 끌려?..."라고 묻는다면 무어라고 답해야 할까.

파워 J들은 이미 답을 준비했을까.




길고양이

길고양이를 닮은 아이. 불안한 눈빛을 한 채로 앙다문 입술.

사연 있는 얼굴을 하고서는 아무 말도 없는 아이. 그렇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한 표정.

넉넉하지 않아 보이는 차림새. 그런 너를 보면 궁금해.

분명 친구가 많지 않을 네게... 내가 너의 영향력 있는 친구가 되고 싶어.


도도한 강아지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웃상에 평온한 얼굴을 한 아이.

풍족함과 여유가 느껴지는 너는 웬만해선 당황하지 않아. 기죽지도 않지.

그냥 이런저런 상황에 물 흐르듯 몸을 맡기는 너. 때론 버릇이 없기도, 때론 누군가를 지켜주기도 해.

하지만 그건 오롯이 너의 감정이 원할 때만 이라는 거.


상상력이 결여된 소

환생은 없고 오로지 현생만 존재해.

"예, 아니요" 혹은 "그렇죠~"

무수한 단어들은 머릿속 상자에 잠가둔 채 판도라의 상자 마냥 덮어두었지.

항상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말만 하는 너는 단순해 보이지만 꽤 단단하고, 기하학적으로 보이지만 너는 꽤 형이상학적이야. 알면 알수록 새로운 네가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돼! 하지만 너를 누군가 찾아내주지 않는다면 너의 상상은 실현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


여유 부리는 오리

말하는 걸 좋아하고, 참견하는 걸 좋아하는 입이 큰 오리.

꽥꽥꽥 아양을 떨기도 하고,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고 싶어 하기도 해.

진지한 대화보다는 가벼운 스몰토크를 즐기는 너는 분위기 메이커.






길고양이도도한 강아지상상력이 결여된 소여유 부리는 오리 중에 가장 이상적인 아이는 도도한 강아지인데... 이상하게 내 시선이 자꾸 끌리는 건 왜 길고양이와 상상력이 결여된 소인 걸까.

그동안의 경험과 사회적 평가를 각해 본다면 평온하고 관된 성향을 가진 "도도한 강아지"가 가장 이상적일 것 같은데... 왜 자꾸 내가 끌리는 건 불안한 길고양이와 상상력이 결여된 소인 거냐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 봤어. 왜 그들이 끌리는지 말이야...

그러다가 얼마 전 있었던 한 가지 일이 생각난 거야.

우리 집에 3명의 친구가 놀러 왔었어. 그날은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추웠거든.

친구들은 꽁꽁 언 손과 발을 녹이기 위해 온수매트 위에서 이불을 덮고 나뒹굴며 깔깔거렸지.

그러는 동안 나는 우유를 따듯하게 데워 달콤한 핫초코를 대접해 주었어.



그런데 "도도한 강아지"를 닮은 한 친구가

깔깔거리는 이불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거야. 아니 우두커니 있다는 말이 맞을 거야. 가만히 살펴보니 그 친구는 우리 집에서 뭘 하고 놀면 좋을지 골똘히 고민하고 있었어. 깔깔거리던 그 둘과는 달리 혼자 다른 주파수를 맞추고 있었던 거지~

그런데 지금 이 얘기를 왜 하고 있냐고?...

바로 그 주파수가 문제였던 거야! 내가 도도한 강아지가 끌리지 않던 이유가 말이야~






잘 들어봐.

나는 시종일관 다이얼을 돌리며 나와 맞는 주파수를 찾아다녀~

내가 웃을 때 나와 눈을 맞춰줄 사람을,

내가 빠르게 걷다가 펜을 떨어뜨렸을 때- 다가와 주워주는 사람을,

발그레하게 열이 오른 얼굴로 피곤해할 때, 감기에 걸렸냐고 물어봐 줄 사람을 말이야.



도도한 강아지는 내 주파수엔 관심이 없어. 아니 타인들의 주파수에는 관심이 없어. 자기만의 고유의 주파수를 방출하고 있거든. 그렇다고 도도한 강아지가 이기적이란 말은 아니야. 오롯이 자기에게 중심이 맞춰있지. 오히려 꼭 필요한 순간엔 강한 인류애와 이타적 마음이 발휘되더라고.



나는 항상 다수에게 주파수를 맞춰야 하는 줄 알았어. 고유의 주파수를 가진다는 건 공동체를 거부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도도한 강아지를 보고 있으니 말이야... 네가 부러워졌어. 너와 통하고 싶어. 역시나 주파수를 맞추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지?~^^



이제는 조금 느긋해져 볼게.

당장 사람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해도

내가 떨어뜨린 펜을 아무도 주워주지 않는다 해도

내가 아플 때 괜찮냐고 아무도 물어봐주지 않는다 해도 말이야.

그런 관심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게, 나도 중심을 나에게 맞추어볼게.



불안해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나를 나로서 살아낼 거야

모든 걸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하고 있는 우아한 백조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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