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부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

무조건 "사랑"이라고 대답하겠다.

by 꾸마주마

인생의 전부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 무조건 "사랑"이라고 대답하겠다.

20년 전의 나라면 말이다.

그 시절의 나는 사랑만이 낙원이었고, 사랑만이 이 지겨운 인생의 탈출구였다.


마흔셋.

지금 나에게 인생의 전부가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 아닌 "관계"라고 대답하겠다.

딱딱하고 사무적으로까지 들리는 이 단어가- 지금 나에게는 오히려 "사랑"보다 더 뜨겁고 간절한 말이다.

이 생각이 처음 내 머릿속을 스쳤을 때, 나 조차도 긴가민가했었다.

정말 "관계"라는 말이 내 인생에 가장 필요한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말로 인생을 논하기에 사랑은 너무 짧고 쉽게 변한다.

남녀의 사랑은 결혼이든 애든 일순간에 망하게 변색되고, 부모 자녀 간의 사랑도 결국 지나친 간섭 혹은 집착이라는 오류에 도달하게 된다. 국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





관계.

모든 인연들 간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비법이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마치 지구와 태양이, 태양과 행성들이 자신의 괴도를 돌며 안전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 안에서 빛을 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주는 안정감, 위로, 신뢰 이런 것들이 40대의 나를 살게 한다. 나를 안전하게 한다.

그동안 사랑이라는 핑계로 까운 세월을 얼마나 버렸던가...

"사랑해서 그러는 거잖아"라는 말로 오아시스를 찾다가- 결국은 탈진상태로 사막에서 객사할 뻔했다.

사랑이 아닌 관계가 인생의 수레바퀴를 끌고 가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그래도 아직 관계는 버겁다.

허나 예전만큼 힘이 들진 않는다. 죽을 것 같진 않다. 외로워서 서글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방황하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태양과 행성들이 이탈 없이 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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