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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Jan 13. 2019

말모이

'말' 속에 담겨져 있는 무엇

여러분은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말인지 혹시 알고 계시나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고 있는 저도 한글의 위대함에 대해서 몇 가지 알고 있는게 있습니다. 

1.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히 기록된 문자이다.

2. 식민지가 끝나고 자국의 언어를 보존한 국가 중 하나이다. 

3. 가장 과학적인 언어 중 하나이다. 

한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저도 이렇게 한글의 위대함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한글의 위대함 뒤에 숨겨진 피와 희생에 대한 영화 '말모이'를 보고 왔습니다. 


1. 누구나 사용하는 말, 누군가 그 뒤에서 흘렸던 피와 희생


저는 이제 껏 단 한 번도 '누가 사전을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왜 '사전을 만들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말모이'에서는 누가 사전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사전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어를 사용하라는 일제의 압박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마다 사용하는 말이 조금씩 다르고 우리말을 정리한 사전이 제대로 편찬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공식적인 언어라고 하기에 부족한 모습이 있어서 일본어가 침투할 틈을 만들어 준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본어의 물살을 밀어낸 사람들의 희생이 영화 속 곳곳에 나타납니다. 

특히 일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잡지를 통해 전국의 말을 모집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 지역의 말을 전하고, 작은 힘을 보탠 모든 국민들의 희생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2. 'I'와 'OUR'의 차이


영화 속에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는 내 나라, 내 순이 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우리 나라, 우리 순이 라는 말을 사용하지요. 이게 다 공동체 의식에서 나오는 거지요.'

이 말은 좀 저에게 두가지 방향으로 다가왔습니다. 

첫째는 일제라는 공통된 적 아래에서 아직까지 단합된 국민들의 모습들이 인상깊었습니다.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동기는 바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둘째는 과연 지금은 '우리'라는 말을 저렇게 쉽게, 그리고 멋있게 사용할 수 있을까? 나한테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나는 얼마나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으며, 나는 과연 다른 사람들의 '우리'에 속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모로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유해진과 윤계상의 맛깔나는 연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즐겁게 만들었고 액션없이도 긴급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영화의 몰입감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말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그리고 우리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준 영화 '말모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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