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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Dec 05. 2023

어쩌다 보니 동유럽#2

#2. 독일 : 프랑크 푸르트

독일 프랑크 푸르트 공항 건물에 들어가서 느낀 첫 번째 생각은 '와, 사람들 키 아주 크다.'였습니다. 제가 큰 키는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평균 키였는데, 유럽땅을 밟는 순간 스스로 꼬꼬마가 된 걸 알았습니다. 슬프게도 저보다 머리가 하나씩은 더 있었습니다. 씁쓸한 패배감과 함께 독일 입국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독일, 프랑크 푸르트라니! 제가 살면서 집에서 가장 멀리 와본 순간이었습니다. 벅찬 기분을 즐기고 싶었지만,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좀 있었습니다. 우선 숙소로 가서 짐을 간단히 정리하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드려야 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도 마냥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돈 좀 아껴보겠다고 잡은 숙소가 역에서 한 20~30분 정도 거리의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제가 걷는 걸 꽤 좋아하다 보니 그 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와 유럽의 돌길과 캐리어의 조합은 건장한 청년도 쓰러지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힘겹게 숙소에 도착 후 부모님께 생존신고만 하고 저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저녁 8시 정도밖에 안 됐는데 많은 식당이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 직원의 추천으로 밤늦게 까지 한 식당으로 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너무 로컬 식당이라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종업원이 없었습니다. 눈짓 손짓 발짓 하면서 음식 주문을 하고 맥주를 한잔 주문했습니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원하던 맛은 아니었습니다. 얇게 슬라이스 한 소고기 구이에 민트색 소스가 발라져 있었습니다. 물론 민트맛은 아니었지만 원하던 맛은 아니었습니다. 음식과 달리 맥주는 정말 끝내줬습니다. 간판에 있던 맥주로 주문했는데 진짜 청량감이 죽여줬습니다. 500cc짜리 한잔을 두 모금 정도만에 해치우고 추가로 2잔 더 마실 정도로 맥주 맛이 진짜 끝내줬습니다. 독일이 맥주의 고장이라는 걸 직접 느끼게 해 준 맛이었습니다. 음식 맛은 좀 아쉬웠지만 끝내주던 맥주와 함께 유럽 여행이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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