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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Aug 05. 2019

[두 번째 이야기] 기계 설계

[27] Mechnical Engineerin

기계설계를 대표 문서라면 Specification과 Data Sheet입니다. 이 문서는 기계팀에서 구매하는 모든 장비의 설계 기준으로서, 이 문서에 언급된 각종 규정이나 설계 기준에 따라 제작업체에서 설계와 제작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자재 발주(PO, purchase Order) 즉, 계약이 체결된 후, 업체의 설계 결과인 Vendor Document 또한 기계설계를 대표하는 문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Oil & Gas Plant의 주요 장비를 다루는 기계설계(Mechanical Engineering)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계설계 (Mechanical Engineering)

기계설계(Mechanical Engineering)는 기본적으로 플랜트 내에 설치되는 기계나 장치 등의 주요 장비를 다루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기계에서 다루는 장비는 볼트와 너트부터 수십 혹은 수백 톤에 이르는 장비까지,  수량도 많고 종류도 워낙 다양합니다. 물론 장비라고 해서 모두 전부 기계설계에서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 장비나 계장용 계기류 그리고 앞장에서 설명한 일부 소방장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계설계에서 다루는 영역입니다. 쉽게 말해서 구조물을 건물이나 철골 구조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기기는 전부 기계 설비라고 생각해도 별다른 문제 없습니다.

기계 장비는 크게 고정식 장비(Stationary Equipment)와 회전기기(Rotating Machinery)로 나누는데, Packaged Item이라고 해서 따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Packaged Item은 앞서 설명한 플랜트 시스템 중의 하나를 통째로 다루는 것인데, 이 Package는 압력용기와 같은 Stationary Equipment와 Pump 등의 Rotating Machinery가 포함된 종합(?)설비입니다. (이외에도 비교적 소규모 기기류를 기타 장비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이 세 가지 장비 모두 기계설계에서 다루기는 하지만 사실 성격은 아주 다릅니다. 그래서 기계설계에는 Stationary Part와 Rotating Part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며, Package를 다루는 팀도 별도 구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엔지니어 또한 각각에 따라 업무가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계에서 다루는 장비를 종류별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1.     Stationary Equipment

외부 동력에 의해 구동되는 회전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기기류를 말합니다. 형상이나 용도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압력용기라고 불리는 각종 Column, Tower, Vessel, Drum과 열교환기 종류인 Air Cooler, Heat Exchanger, Condenser 등이 있으며, 저장 시설인 Tank 등의 설비를 말합니다. 정유공장이나 화학공장을 지나갈 때면 공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설비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장비가 바로 Column이라고 부르는 압력용기입니다.


2.     Rotating Machinery

외부 동력에 의해 구동되는 회전체를 가지고 있는 기기류를 말하며, Pump 등 비교적 간단한 기계에서부터 매우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된 Compressor, Turbine, Crane 등가지 이 역시 종류가 다양합니다. Rotation 엔지니어는 회전기기를 다루기에 전기나 계장 등의 지식도 갖추어야만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전기나 계장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3.     Packaged Item

기계 장비뿐 아니라 배관, 전기장치 그리고 각종 계기류 등 모든 구성품을 하나의 Package로 구성한 설비를 말하는데, 앞장에서 설명한 플랜트의 시스템 설비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Package는 용도에 따라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각각의 부품을 현장에서 조립하기보다는 전문 업체에서 일괄 제작하여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표적인 Package Item으로는 Water Treatment Package, Air Compressor Package, Nitrogen Generation Package 그리고 Gas Dehydration Package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제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Engineering

기계설계는 다른 공종과 달리 앞서 언급한 장비의 구매를 위한 문서 작성이 주요 업무입니다.

프로세스를 비롯한 모든 공종은 모든 설계의 결과를 도면으로 나타내지만, 기계는 도면을 작성하지 않습니다. 장비는 기계설계에서 제공하는 도서를 바탕으로 Vendor에서 설계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Equipment Sheet Drawing이라고 해서 장비가 설치하는데 필요한 도면만 작성합니다.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자료가 필요한데,

-      Specification

-      Data Sheet

-      기본 도면 (형상 및 Size만 표기되는 기초적인 도면 보통 ‘엔지니어링 도면’이라고 부르며, Datasheet에 포함하기도 합니다)

-      P&ID, Electrical Specification 등 관련 도서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Specification, Data Sheet 그리고 엔지니어링 도면은 기계에서 작성하며, 프로세스에서 작성한 P&ID나 전기 사항 등을 규정한 Electrical Specification 등 관련 도서를 함께 Vendor에 제공하여 장비 설계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기계 설계는 위의 문서를 작성하자마자 구매 업무를 진행합니다. 장비가 시공 일정에 맞추어 입고되어야 하므로 입고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일정을 일반적으로 SRD(Site Required Date)라고 하는데, 프로젝트 스케줄에 따라서 각 장비의 SRD가 정해지고 이 일정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후속 업무를 진행합니다.

 


2.  Procurement Engineering

구매업무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글이 있으므로 여기서 다시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 혹은 저의 저서 Oil & Gas, EPC Project Engineering Management Guide Book(2018. 부크크)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살펴보면, 자재 구매 절차는 보통 아래의 4단계로 진행합니다.

   1) 기자재의 사양서(Specification)를 작성, Bidder에 견적 의뢰하고

   2) Bidder로부터 견적(Quotation)을 받아

   3) 내부 검토(TBE, Technical Bid Evaluation) 및 Bidder와의 협의(Clarification)를 거쳐

   4) 계약(PO, Purchase Order)

 이 중에서, 사양서(Specification) 작성과 Bidder가 제출한 견적서 검토를 엔지니어링에서 수행하는데, 이 업무를 Procurement Engineering이라고 합니다.



자재 구매 단계



 기계 설계 업무 중 특이한 것은, 도면을 작성하지 않는 대신 Vendor에서 제출하는 문서(Vendor Data 또는 Vendor Document)를 받아서 검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설계 Data를 Vendor에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Vendor에서 제공한 Data를 설계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계설계는 Vendor로부터 적기에 자료를 받아 다른 공종에 전달하거나, 반대로 다른 공종의 검토 결과를 받아 Vendor로 보내어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때로는 Data가 잘못 전달되거나 지연되는 경우 설계 일정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Vendor로부터 접수한 자료는, 기계설계 자체에서 검토하기도 하지만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경우는 공종의 협조를 받기도 하는데, 대체로 전기나 계장과 관련된 사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제대로 검토되지 않거나 혹은 검토 결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잘못되거나 시간을 놓쳐버리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비용과 일정이 추가될 수도 있기에 기계설계에서 신중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부분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엔지니어링은 설계 내부는 물론 각각의 Vendor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어, 각자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서로 원활하게 돌아가야만 제대로 엔지니어링을 마무리 할 수 있으며, 시공 등 후속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EPC 엔지니어링이 쉽지 않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기계설계 업무는 사실 Engineering과 Procurement Engineering이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 기계설계의 업무 구성을 보면, 자재 발주(PO, Purchase Order)까지의 업무와 계약 이후 Vendor Document 검토와 승인 업무가 각각 50%일 정도로 Vendor 관련 업무가 많습니다. 즉, 엔지니어링(Engineering) 단계와 계약 이후 자재 입고 시점까지(Procurement Engineering) 단계에 투입되는 시간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Construction & Commissioning Engineering

기계 설계는 장비 구매가 주요 업무이다 보니 시공이나 시운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와 관련된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자재 입고 관리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장비가 시공 일정(SRD)에 맞추어 입고되어야 하므로 발주부터 입고 일정까지 촘촘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실제로 EPC 프로젝트의 공사 기간은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Compressor나 Crane처럼 제작 기간이 긴 자재(LLE, Long Lead Equipment)의 경우 프로젝트 초기부터 SRD 일정을 점검하여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투입된 자재가 놓을 위치에 사용될 Equipment Sheet 도면을 현장으로 배포하는 일입니다.

막상 장비가 도착해서 지정된 위치에 설치하다 보면 장비와 Sheet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자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혹은 도면 검토가 잘못된 경우 그리고 도면은 제대로 되어 있으나 Vendor에서 도면대로 제작하지 않는 경우 등으로, 수정 작업은 물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느라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기계설계에서는 반드시 장비가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꼼꼼하게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비가 들어온 뒤에도 설치에 문제가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입고된 장비에 문제가 있을 경우입니다.

입고된 장비는 검사 과정(Receiving Inspection), 설치과정(Installation)을 거쳐 시운전(Commissioning)과정까지 모두 문제가 없어야만 업무가 종료됩니다. 다시 말하면 어느 과정에서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자체적으로 수리가 가능한지, Vendor의 전문 엔지니어가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지 등을 협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문제를 처리하느냐가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보면 이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려 Cost와 Schedule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주요 장비의 경우 Vendor에서 전문가를 현장으로 보내서 설치나 시운전 과정을 지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Vendor Supervising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시운전까지 잘 마쳤다고 할지라도 막상 운전에 들어가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Vendor를 불러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일부 장비의 경우 Supervisor 한 명의 하루 동원 비용이 수백만 원을 넘을 정도이며, 오가는 항공편과 숙박비용, 그리고 체류기간 등을 고려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Vendor가 현장에서 많은 일을 하다 보니 기계 엔지니어는 현장에 파견되는 일이 비교적 적을 뿐 아니라 파견을 나간다고 하더라도 기간이 비교적 수개월 정도로 배관이나 전기 혹은 계장 설계에 비하면 매우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 하나 참고할 것은, 주요 장비를 구매하다 보니 자연히 자재비 예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가진 배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팀이 바로 기계설계입니다.





지금까지 기계설계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Stationary, Rotating 그리고 Packaged Item 각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만큼 장비는 종류도 많고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용이 워낙 다양하고 또한 전문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깊이 다루지는 못하더라도 개념 정도라도 다루고 싶었지만, 이 글이 플랜트 분야에 새로 입문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 부분은 전문가에게 넘기기로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박성규)


EPC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은 하나하나가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고도 오랜 실무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하는 전문 분야입니다. 따라서 한 개인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전문 지식은 독자에게 맡기기로 하고,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어느 정도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공종별로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합니다. 이 분야에서 현업을 하는 분께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공종의 업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입니다.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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