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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Oct 21. 2019

[두 번째 이야기] 계장 설계

[30] Instrument & Control Engineering

계장설계는 계측(計測, Measurement)과 제어(制御, Control)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서, 플랜트를 흐르는 각종 유체의 온도, 압력, 유량 등을 측정하고, 설계 기준에 맞도록 제어하는 Control System 설계를 담당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체의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뇌에 전달하는 역할이 신경인 것처럼, 계장설계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플랜트의 신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플랜트의 신경망이라 할 수 있는 계장설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계장설계 (Instrumentation & Control Engineering)


계장설계는 계측(計測, Measurement)과 제어(制御, Control)를 의미하는데, 플랜트를 흐르는 Oil이나 Gas 등 각종 유체의 온도, 압력, 유량 등을 측정하고, 설계 기준에 맞도록 제어하는 Control System 설계를 담당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체의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뇌에 전달하는 역할이 신경인 것처럼, 계장설계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플랜트의 신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계기라면,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돗물이나 가스계량기를 들 수 있습니다.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는 전기 계량기와 몸무게를 재는 계량기도 있겠네요. 그리고 가정마다 설치된 화재나 가스 탐지기도 계측기기의 하나입니다. 이런 계기를 다루는 곳이 계장설계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계측과 제어를 위해 필요한 장비를 계장(計裝)이라고 하기에 계장설계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장비는 보통 계기(計器)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보니 용어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측정용 계기(Field Instrument)가 측정값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측정된 값을 현장에서만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계기와 중앙의 Control System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에 따라 계기의 명칭이 달라지는데, 쉽게 구별하는 것 방법으로, 계기 이름이 Gauge면 현장용 계기, Transmitter면 Control 가능한 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압력을 측정하는 계기의 경우, 현장용은 Pressure Gauge(PG)라고 하며, Control System에 값을 보내주는 것은 Pressure Transmitter(PT)라고 하며, 온도를 측정하는 계기는, Temperature Gauge(TG)와 Temperature Transmitter(TT)라고 합니다. 유량을 측정하는 Flow Gage와 Flow Transmitter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시면 앞으로 나올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전기설계와 마찬가지로, 계장설계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아니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더 많을 것입니다. 계기를 설치하고, 측정 또는 제어를 위한 Cable을 설치하는 정도가 눈에 보이는 일의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Software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계장설계의 업무는 글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EPC 프로젝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장설계에 대해 알아야 하기에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1. Engineering 

계장설계에서 하는 일을 종류별로 크게 나누면, Control System, Field Instrument System, Fire & Gas Detection System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외 각종 계기의 구매업무도 포함됩니다. 한 가지 추가하자면, 앞서 배관에서 설명한 Control Valve 관련 업무를 계장에서 하는 회사도 있으며, 업무는 동일합니다.


1)   Control System Engineering (계장 시스템 설계)

프로세스 설계에서 제공하는 P&ID(Piping & Instrumentation Diagram)를 기본으로 System Configuration, 플랜트 프로세스에 따른 운전 방식, 제어 방식 그리고 안전성 등에 관한 설계를 수행합니다. 참고로, 플랜트에 설치되는 계기는 모두 P&ID에 반영되므로 P&ID는 계장의 Bible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설계 결과물(Deliverables, 성과품)로 아래의 문서가 있습니다. 

    -      Interface Plan

    -      Wiring Diagram

    -      I/O List 

    -      Loop Diagram


2)   Drawing & Documentation 

Control System 설계를 기반으로 각종 실제 플랜트에서 계기가 설치되어야 할 위치 선정 및 설치 방법, 계기의 운전 조건과 성능을 규정하는 등의 상세설계를 수행하며, 대부분의 도면과 문서가 이 단계에서 작성됩니다. 아래는 주요 설계 결과물이 있습니다.

    -      Instrument Schedule

    -      Instrument Data sheet

    -      Location Plan 

    -      Tubing Diagram

    -      Installation Detail

    -      Wiring Connection Drawing

    -      Cable Routing Plan


3)   SPI(SmartPlant Instrumentation)

계장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물의 하나가 SPI(Smart Plant Instrument)입니다.


SPI는 Plant Engineering Software로 유명한 Intergraph에서 개발한 Software로, 계장설계에서 다루는 모든 계기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Data base입니다. 예전에는 Intools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던 Software가 SmartPlant에 통합되면서 이름도 SPI로 불리고 있습니다.


SPI는 Index, Wiring, Hook-up 등의 Module로 구성되어 있는데, Module에 따라 Data sheet나 도면을 출력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SPI에 계기 정보를 입력한 후 여기서 Data sheet와 도면을 출력합니다. 3D Model처럼 Data를 입력한 후 Model에서 도면을 출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SPI를 사용하면 편리한 점도 있지만, 모든 Data를 입력하려면 시간과 인력이 만만치 않게 필요하므로 초기에는 사용을 꺼리기도 하였습니다. 엔지니어링보다는 발주처에서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도 하였고, 누구의 편리성을 떠나 프로젝트의 기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ngineering Software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4)   3D Modeling

계장설계 역시 3D를 이용해서 도면을 작성하지만, 전기와 마찬가지로 3D Model의 활용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계장 Cable은 Data를 주고받는 용도이기 때문에 전기 Cable과는 별도의 Tray을 사용하는데, 전기에 비해 가늘고, 배관라인에 설치된 수많은 계기에 연결되기 때문에 Tray 설치가 불가능한 곳도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모든 정보를 입력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입력하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3D에서는 배관 등 각종 장비와의 간섭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실제 설치도면은 따로 작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전기설계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까지 3D Model에 Data를 입력하는가에 대해서도 회사마다 적용 기준이 다릅니다. 이 역시 회사마다 정책이 있으나 어느 것이 옳은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5)   Tie-in 

기존 설비(Brown Field)가 있는 플랜트라면 계장 역시 Tie-in 업무가 중요합니다.

특히, Control Room은 플랜트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하지만 플랜트의 규모에 따라 기존의 Control Room을 확장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어느 경우든 기존 시설과 연결해야 하므로 반드시 프로젝트 초기부터 기존 Control Room의 정보를 받아 설계에 반영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배관에서 관리하는 Tie-in List와 함께 관리하여야 합니다

 

6)   SIL (Safety Integrity  Level) Review & Classification

계장설계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Study 중의 하나가 바로 이 SIL Review & Classification입니다.


Safety Function은 Sensor, Logic solver 그리고 Final element로 이루어진 Electrical Loop나 Relief Valve 같이 위험 상황에서 프로세스를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SIL은 프로세스의 안전을 위한 Safety Function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Safety Function의 실패(Failure) 가능성에 대한 범위를 발생 가능 기간에 따라 네 단계 (SIL 1 ~ SIL 4)로 나누어 규정하며, 이 단계를 규정하기 위한 Review입니다. 즉, 주어진 Hazardous Event의 영향(Consequence)과 빈도(Demand Rate)에 대한 분석(Risk Analysis)을 토대로 Safety Function에 대한 SIL 요구치를 선정하는 것이 SIL Classification입니다. 


HAZOP 결과를 기초로 산정(Evaluation)하므로 HAZOP Report 가 잘 되어 있어야 SIL Classification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HAZOP Study와 연결하여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외에도 화재 혹은 가스 누출 시 안전을 위한 Fire & Gas Mapping Study 그리고 Cause & Effect Matrix 등 중요한 업무가 더 있으나, 전문적인 내용이 보니 글로 설명이 쉽지 않습니다. 부족함을 절감하면서, 이 부분도 전문가의 영역으로 넘기겠습니다.

 

 

현장에 설치된 가종 계기류



2. Procurement Engineering 

계장설계에서 구매하는 자재로는, 플랜트 제어 시스템(Control System)과, 유체(Flow/Fluid)의 압력(Pressure), 온도(Temperature) 그리고 유량(Flow rate) 등을 측정하기 위한 계기 및 Panel, 그리고 화재 또는 가스 감지기(Fire or Gas Detector)가 있으며, 계기의 작동을 위해 연결하는 Tubing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계기는 플랜트 전체에 걸쳐 설치되기에 종류와 수량이 많아 업무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리고 Cable과 이를 연결하기 위한 Junction Box 등도 있습니다.  계장용 Cable은 대체로 전기용에 비해 가늘기 때문에 비교적 다루기 쉬운 특성이 있습니다. 다만, 효율적인 Data 전송을 위해 여러 개의 Cable을 하나로 묶는 경우가 경우도 있는데, 이런 Cable은 전기용만큼 굵은 것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면 Cable 관련 업무는 전기와 비슷합니다.


계장설계 역시 Vendor Data를 받아서 설계에 반영해야 하므로 이 역시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기계에서 다루는 Package 장비에 설치되는 계기도 Control System에 포함되기 때문에 계장설계에서 검토합니다. 따라서 계장설계 역시 기계 엔지니어와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외에 계장 자재의 구매 업무도 앞서 설명한 기계 장비 구매업무와 다르지 않습니다. 구매업무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글(여기)이 있으므로 여기서 다시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 혹은 저의 저서 Oil & Gas, EPC Project Engineering Management Guide Book(2018. 부크크)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3. Construction & Commissioning Engineering 

계장의 시공 업무는 전기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계기의 수량이 많지만, 어차피 설치하는 일은 비슷하며, Cable 또한 전기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장의 시공 업무는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다만, 계장의 시공 업무 중에 꼭 알아야 할 것 두 가지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1) Calibration 

앞서 설명한 대로 Control System은 매우 중요합니다. 측정값의 오차에 따라, Control System의 오차에 따라 실제 상황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반드시 계기마다 정밀한 측정이 요구되며 주기적으로 측정값의 오차를 확인, 조정하여야 하는데 이것을 Calibration이라고 합니다. 군대에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총의 영점 조정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 Calibration은 Safety Valve의 Popping Test와 함께 계기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항목이나 계기의 종류와 수량이 많아 초기부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놓치기에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Calibration이 필요한 계기의 목록(List)을 따로 작성하며, 현장에서는 이 List를 기준으로 Calibration을 합니다. 


2) Loop Check

현장에 설치된 계기는 중앙의 Control System과 Cable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Control System에서 열거나 닫는 동작을 제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느 한 곳에 압력이 과하게 걸릴 경우 지정된 Valve가 자동으로 열려야 하는데, Cable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 동작을 안 하거나 혹은 반대의 동작을 하는 경우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Control System과 현장 계기 간의 연결 및 동작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을 Loop Check라고 하며, Control System과 연결되는 계기는 빠짐없이 전부 확인합니다. 이 Loop Check를 통해 문제없다는 것이 사전에 확인되어야만 시운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위 두 가지 업무는 시운전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Control System의 시운전이 플랜트 시운전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각종 장비 자체의 시운전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현장의 계기는 물론 모든 장비 즉, 플랜트의 모든 설비가 제대로 가동되는지 Control System에서 검증이 되어야만 플랜트가 운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계장 엔지니어가 시운전에 깊이 관여하게 되어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머물게 됩니다. 합니다. 물론 시운전 팀에서 다 알아서 하면 가장 좋겠지만 계장 엔지니어의 도움이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계장설계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았습니다.


서두에 계장설계의 업무는 Software를 다루기에 중요한 업무만 간단히 알아보겠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제법 분량이 적지 않습니다. 조금 더 깊은 내용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 부분은 역시 전문가의 영역으로 남기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입문하는 분들은 이 정도의 기본 지식만 알아도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EPC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곳이 계장설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느 설계 팀이나 많은 일을 하지만, 계장설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Software 적인 일과 함께 연관된 수많은 계기를 다루기에 업무가 아주 세밀하다 보니 머리 아픈 일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금액으로 볼 때 기게나 배관에 비해 적다 보니 늘 조역이라는 인식이 있어, 수고하는 것에 비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더욱 계장 엔지니어 파이팅입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박성규)


EPC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은 하나하나가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고도 오랜 실무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하는 전문 분야입니다. 따라서 한 개인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전문 지식은 독자에게 맡기기로 하고,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어느 정도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공종별로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합니다. 이 분야에서 현업을 하는 분께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공종의 업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입니다.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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