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의미를 만들어 본다
서둘러 치장하고
커피숍에 들렀다
나만을 위한
쓰디 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킨다
자리는 창가
가장 밝고 전망이 좋은 곳
지친 나를 보듬고 다독이며
푸시킨의 싯구를 떠올린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퍼서 종일토록
비처럼 흐르던 눈물
노는 치밀어
하늘을 찌를 기세
수치의 옷이
온통 날 덮었던
오지도 못하고
가지도 못할 운명처럼
막막했던
그날의 내가 울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모금에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낸다
두 모금에
사랑을 떠올린다
세 모금에
용서를 새겨본다
구겨진 외출이 주는
위로의 시간
햇살이 미소처럼 번진다
바람이 초록손 흔들며
화이팅을 외친다
아!
살아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