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꽃향기 김달희 Jun 18. 2016

한 잔의 커피로

애써

의미를 만들어 본다

서둘러 치장하고

피숍에 들렀다


나만을 위한

쓰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킨다


자리는 창가

가장 밝고 전망이 좋은 곳

지친 나를 보듬고 다독이며

푸시킨의 싯구를 떠올린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퍼서 종일토록

비처럼 흐르던 눈물

노는 치밀어

하늘을 찌를 기세

수치의 옷이

온통 날 덮었던

오지도 못하고

가지도 못할 운명처럼

막막했던


그날의 내가 울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모금에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낸다

두 모금에

사랑을 떠올린다

세 모금에

용서를 새겨본다


구겨진 외출이 주는

위로의 시간


햇살이 미소처럼 번진다

바람이 초록손 흔들며

화이팅을 외친다


아!

살아있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고향 찾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