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같은 바람이 분다
몸은 날려갈 듯 춥고
비는 간간이 흩뿌린다
성난 하늘이 화풀이하듯
거친 비들이 굵은 발목으로
신발도 신지 않고
땅으로 도망 오던
오전의 궂음이
태풍의 목전에서 단단히
약을 올린 기세다
초록의 나무들이
겁에 질린 듯 떨고
나즈막히 엎드린 풀들도
긴장이 역력하다
칠월 시작이 몹시도 사납다
분을 내고 나무를 할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이렇다면
나 또한 이 기세에 가담하여
한껏 토해 볼까
새어 나오는 한숨 뿌리 뽑아
차라리
멀리로 딸려 보내도 될까
진초록 깊어가는 칠월
고름 든 아픔과 자욱 난 상처
성난 바람이 모두 가지고 가라고
팔을 붙잡고 늘어져 볼까
마알갛게 살고 싶은 칠월이다
힘센 장대비에
아기처럼 매달리며
또
애원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