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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꽃

by 달꽃향기 김달희

황금들녘 추수로 바쁘다


오가는 길목마다

차가운 서릿발 같은

마디 굵은 바람이 묻어난다


기별 닿는 곳마다

가을을 거두고

골 록콜 록

시베리아 바람에게

겨울을 부탁하는 소리

저만치서 들려온다


바람이 숨겨놓은

가을날 사연들이

햇살 속 어딘가에서

응석 부리듯 쫑알쫑알

부서지고

태산 같은 슬픔

겨울산 언덕배기에서

시린 빙하로 서 있다


가는 가을을 안고

더딘 겨울을 품는

만추의 꽃이 보드라이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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