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cea Feb 08. 2021

자연스러운 것은 잔인하다.

나를 사랑해줘.

자연스러운 것은 잔인하다.


꽃이 피면 지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 죽는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아주 자연스러운 진리.


고왔던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건강했던 몸이 노쇠해지고

누군가를 챙겨주던 이에서 챙김 받는 이가 된다.

그렇게 사랑받을 수 없는 이유가 늘어간다.


순간이 영원이라고 외치던 이는

왜 그리도 냉소해 보였을까.


영원한 것이 없음을 알았기에

순간이 영원이기를 바라던 건 아닐까.


남겨 놓아야지.

빠짐없이 남겨놓아야지.

나는 지금 시를 쓰고 있다고.


나는 젊음을 잃어가고, 

나는 건강을 잃어가고,

나는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나는 이 순간들을 잃어가고 있다고.


나를 사랑해달라고,

젊음을 잃어가는 나를

건강을 잃어가는 나를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나를

이 모든 순간들을 잃어가는 나를 사랑해달라고.


자연스러운 나를 사랑해달라고.

잔인하게도 자연스러운 나를 사랑해달라고.






작가의 이전글 Self-interview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