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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Oct 13. 2022

내 글의 조회수가 30000이 넘었을 때

새삥 도입부를 계속 흥얼거린다

연이은 알림에 아침부터 놀라버린 오전이었다.

오전 내내 브런치로부터 오는 알림은 나를 상당히 들뜨게 만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조금은 들떠있는 상태임을 고백하며 글을 시작한다.


고작 반나절이었지만 왜 연예인들이 인기에 연연하는지 알았다고 하면 너무 오버스러울까?

잠시 동안 맛본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뿌듯했다.

'뭔가 더 와있나?' 일하는 와중에도 자꾸만 핸드폰에 눈길이 갔다.

바바현사(바쁘다바빠현대사회)에서 내 글을 지나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인데, 그 와중에 댓글과 라이킷을 남겨준 이들을 보며 세상 참 따숩구나 싶었다.

날이 풀린 탓도 있겠지만, 연이은 라이킷 알람이 오늘을 더더욱 포근하게 만들었다.


모든 댓글에 주책스럽게 대댓글을 달고 싶다가도, 짧은 대댓글로 내가 느낀 감사를 표현할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그저 두었다.

이 글을 빌어, 댓글과 라이킷 알람을 통해 한 인간의 하루를 따듯하고 든든하게 채워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저 사실.. 상당히 많이 좋아했답니다. 하루 종일 과하게 기뻤어요..."

댓글을 보며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의 글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반응을 남겨야겠다고.

그런 선순환으로 내가 느낀 이 감사함을 대신하고 싶다.

그게 누군가의 하루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알아버렸으니.




이렇게 내가 쓴 글이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었다는 알림을 확인할 때면 기쁘다가도 문득 걱정된다.

한번 더 읽어보며 내가 정말 저 글의 주인같이 살아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내 주변 누구에게도 브런치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는 내 이미지가 브런치의 글들로 고착화되어버릴게 우려되기 때문이었고,

오래도록 알고 지낸 사람들은 글과 나의 괴리를 느낄까 봐 였다.

고착화는 되어버리면 안 되겠지만 사실 괴리는 느낀다 해도 상관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다.

왜 그런 걸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글을 쓸 때 그들의 관점을 고려하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영향을 받지 않을 자신이 없기에 앞으로도 보여주지 않을 계획이다.

대단한 비밀을 적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을 나만의 대나무숲으로 남겨두고 싶으니 말이다.


때문에 직장동료들의 오늘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냐는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었다.

'네!!! 네!!! 계속 라이킷 알람이 오고 있다구요!!! 내 글을 구독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구요!!!'

라고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했지만 잘참았다.


이 글을 다 쓰고 보니 문득, 발행을 누르기가 망설여진다.

너무 좋아했나..? 싶어 조금 민망하다.

그래도 써두었으니 발행해본다.

방송댄스반을 수강하며 부끄러움에 대한 면역이 강해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지 싶다.

이래서 모든 경험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롭다고 하는구나 싶다.


오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모든 분들의 시간과 관심에 다시금 감사함을 전하며 이 글을 맺어본다.

내일은 조금 더 차분한 상태로 잔잔한 글을 적어볼 것을 다짐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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