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속 가능한 농업 그리고 농산물
“우리는 조상에게서 땅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손자에게서 빌린 것이다.”
2021년에 열린 G-20 농업포럼에서 미국 농무부 장관은 이런 말을 했다.
이제야 인류와 세상은 미래 세대를 위한 행동을 본격적으로 고민한다.
그렇게 '지속 가능함'이 다른 업계에 그렇듯 농업에서도 아주 중요한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농부와 소비자, 지역사회 그리고 지구에 전부 도움이 되는 시스템과 해결책이 농업에도 요구된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메탄 그리고 이산화질소가 있는데, 이중 메탄과 이산화질소의 대부분은 농업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토마토를 1kg 생산할 때, 무려 1.2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토마토뿐만 아니라 사과, 고구마 등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식재료의 생산에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필연적이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 농기구와 난방의 사용, 영농 폐기물 처리 과정 등도 환경오염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그렇기에 농업은 농산물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참고로 소고기의 경우 1kg을 생산하는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59.6kg라고 한다.)
최근 윤리적 소비에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가격과 품질로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소비 행위가 다른 사람이나 사회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행동이자 사회적 활동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소비가 말이다.
가격과 품질 외에 소비자가 고려하는 다른 어떤 것이 생겼다는 것은 생산자의 행동을 바꾸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윤리적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식재료는 아래와 같은 방식들로 존재한다.
첫째로, 이제는 그 명칭도 친숙해진 로컬푸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동일한 지역에서 판매할 때 사용된다는 의미로, 수송용 에너지인 탄소발자국이 줄어든다는 것에서 고무적이다.
두 번째, 유기농 농산물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농가와 농지에 무해한 친환경적 방식을 택한 것이기 때문에 지구에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세 번째, 동물 복지 인증 표시가 되어있는 축산물도 이제는 대중적이다.
식용으로 소비되기 전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동물권을 배려하는 방식인 것에 의의가 있지만, 결국 보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다 먹기 위해 죽인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를 복지라고 이름하는 것 또한 인간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복지의 사전적 정의는 '행복한 삶' 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왕이면 좋은 환경 안에서 생을 보낸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이 더 많이 선택되었으면 좋겠다.
소비자의 그런 선택이 더 많은 동물을, 그나마 사는 동안에는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해 줄 테니 말이다.
소비를 할 때마다 투표를 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적은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노동착취를 통해 만든 옷을 사는 것은 노동자의 착취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이며,
연료 소비가 많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매 순간 우리는 소비를 할 때마다 투표 같은 의사표시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 시각이 참 인상 깊었다.
저 관점에 따르면 식재료를 선택할 때 로컬푸드를, 유기농을, 그리고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선택하는 과정은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동물권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나는 적어도 세상에 악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는 것을 실천함으로써 작은 노력을 보태기로 했다.
물론 매번 쉽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나의 도시락 예산은 평범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의지가 특가 세일 재료에 손이 가는 것을 막아주지는 못하곤 한다.
그렇게 때때로 흔들리곤 하지만, 그럼에도 지구를 위하는 식재료를 선택해나가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런 선택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고, 나아가 지구를 위하는 일임을 믿기에.
[하루 한 끼 식용곤충]에서 마지막까지 언급하고 싶은 주제는, 다름 아닌 선택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생태계와 지구 그리고 사람과 동물 전부를 지키는 일은 매일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모두의 하루 한 끼가 모여 오늘보다 내일 더 건강한 지구와 나를 모두가 마주할 수 있기를 응원하며,
[하루 한 끼 식용곤충]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