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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Dec 28. 2022

매년 불완전한 새해계획을 세우는 이유

이제 고작 새로운 3일만 보내면 2022년이 끝이 난다.

어감이 좋았던 해였는데, 일어난 일들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던 그런 한 해.

어쩌면 단절이 더 좋았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상에 또 우리나라에 비극적인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기에 얼른 2023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해가 지나고 나이를 먹는 일은 무척이나 유감스럽긴 하다.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나이에 가까워지는 일은, 엄마아빠가 나를 낳았던 그 나이로 향해가는 일은 조금은 부담스럽다.

나에겐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갈 경제력도, 그만한 독립심도 부재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해를 살았지만, 엄마아빠는 있었고 내겐 없는 이유를 고성장 시대라고 탓해보지만, 사실 팩트만 보자면 나는 엄마아빠에 비해 부지런한 생을 사는 편이 아니긴 하다.

그치만 부지런하다고 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내 탓을 하기보단 이게 요즘 트렌드(?)라는 핑계뒤에 숨어보기로 한다.


아무튼,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가버렸는데 2022년을 이제는 정말 보내주고, 2023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2022년에 내게 제일 뿌듯한 일은 출간제의를 받았던 것과 100일간 꾸준히 100개의 브런치를 적어나간 일이었다.

둘 다 회사 밖의 이야기인 것을 보면, 이제 내가 지금 있는 곳을 떠나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하고 싶은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생각은 가득이지만, 모든 생각은 정말이지 날 단위로 변화한다.

그 모든 일을 일단 해보는 것이 내 삶에 베스트임을 이제는 알기에, 가급적 생각과 실행의 시간차를 줄여나가려는 중이다.

원래는 장비병이 있어, 뭘 하기에 앞서 무언가를 구매해야 했다.

배움병도 있어 시도를 하기에 앞서 온라인 강의나 학원 등을 먼저 알아보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니만큼 장비도, 배움도 시도하려는 그 순간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맥시멀리스트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 애석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낭비 아닌 낭비를 해보았다는 점을 다행스러워하기로 했다.

지금은 '일단 해보고 적성이면 장비도 사고, 필요한 부분에서 학원을 다니거나 강의를 들으면 되니 우선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큰 자산이라는 정신승리를 끝낸 상태이다.


올해는 글을 쓰기 위해 책도 정말 많이 읽었다.

사실 이건 이북사이트 구독 덕분이기도 하다.

우연히 내가 쓰는 휴대폰 요금제의 혜택 중 하나가 밀리의 서재 구독권임을 알고 시작해 봤는데,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쉽게 펼치고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내 기준 쉽게 들어온 정보이고 내용이라 그만큼 빠르게 소멸되곤 했다.

그래서 더더욱 독후감을 적어두려 노력해 왔는데, 브런치에 글도 적다 보니 쉽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오디오북을 이용해 더 많은 양의 책을 넣고, 또 적어보아야겠다.


이를 위해 샀다고 말하면 너무 핑계 같지만, 고백하자면 얼마 전 노이즈캔슬링 헤드셋을 구매했다.

물건을 줄여나가는 중임에도 이걸 산 이유는 셀 수 없었는데,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오디오북을 듣기 위해서였다.

가장 메인인 이유는 심해지는 중이염이었지만 말이다.

아직 내손에 없어 정확한 후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 잘 쓰게 될 것이라고 지금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헤드셋과 함께 내년에 매일 하루 10000보를 걸으며 최소 50-100권의 오디오북을 듣는 것이 목표인데,

읽은, 아니 들은 책을 정리까지 해두려면 벌써 매우 바빠진 기분이다.


이미 말했지만, 한번 더 적어보는 [새해 계획 1번]

하루 10000보 걷기 with 오디오북.

만보 걷기는 언급했듯이 하루에 1시간을 더 걸어주면 된다.

평균적으로 회사를 오가며 4000보 정도는 걷기 때문에 6000보 정도만 더 채우면 되는데, 이게 딱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우선은 100일간 해보는 것이 목표!


[새해 계획 2번] 이직 면접 최소 5회 이상 보기.

5회 이내에 이직 성공 했다면 자연스레 종료되는 계획.

맘 같아선 1번 만에 종료되었으면 싶지만, 첫술에 배부르겠다는 건 욕심이니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보기로 한다.

면접은 많이 볼수록 내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들지만 돈이 드는 건 아니고, 살면서 자주 해볼 수 있는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면접도 조금은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현타라는 후유증이 며칠 가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이 브런치에 가장 많이 적게 될 주제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만큼 많은 스토리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부디 그러길 희망하며 우선은 러프하게 내년 면접 5회 이상. 정도의 계획만을 잡아본다.


마지막 [새해 계획 3번]

유튜브 세계 입문하기.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고, 꼼꼼하지 못한 내 성격상 쉽지는 않겠지만, 요리 블로거인 엄마를 도와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러기로 결심한 이유는 엄마의 블로그를 보면서도 요리를 해내지 못하는 스스로를 작년 한 해 마주했기 때문이다.

사진과 텍스트만으로 요리를 해내기란 내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재료를 넣는 타이밍을 종잡을 수도 없는 느낌이랄까?

요리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내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싶으나, 점점 치솟는 음식값과 배달비, 그리고 그와 역행하는 나의 건강 수치등을 생각하니 요리를 해 먹어봐야겠다고, 또 이왕 할 거면 요리를 좀 잘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바뀌어가는 중이다.

엄마도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유튜브를 해보고 싶어 하신 김에, 내년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이왕이면 내게도 다른 방향의 공부가 되면 좋으니까 영어로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내가 만든 영상으로 한식이 외국에 알려지게 된다면 그것도 참 좋겠지만, 사실 재료나 이런 것들이 한국의 것이다 보니 외국에서 그 요리를 따라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외국에서 구독자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품으며 시작해보려 한다.

희망은 길고 실망은 잠시니까, 손해 볼 건 없기에.

여하튼 기획부터 촬영, 편집, 영어 자막까지 요리를 제외한 전부를 내가 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선은 올해 영상 50개. 그러니까 1주에 한 개 정도만을 목표 삼아 본다.

월요일에 기획하고, 화요일에 재료사고, 수요일에 요리 촬영하고, 목요일에 편집하고, 금요일에 자막 달고, 토요일에 발행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이다.

물론 유튜브에 경험이 제로인 사람의 계획이라 현실성 역시 제로일지도 모르는데, 음 그렇다면 올해 영상 30개 정도로 난이도를 급 낮춰봐도 좋을 것 같다.


제목에서도 말했지만 완벽하지 않은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이래서 좋다.

하면서 계획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유연하게 계획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 세워둔 계획일지라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유용했던 것 같다.

내가 올해를 시작하며 이런 것들을 하려고 했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도 상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 한해 끝에서 돌아봤을 때 늘 어느 정도 계획과 비슷한 일들을 해냈었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이 불완전한 계획이 나의 의식과 무의식에 머물고 있어서였을까? 여튼 그렇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충이라도 우선 계획을 세워두려는 편이다.

그리고 새해에 안 세우면 또 언제 계획을 세우나 싶기도 하고?


매해 그저 쓰-윽 흘러가게 두고 싶지는 않다.

나름의 연말결산도 하고, 신년목표도 세워 내 인생에서 지나 보낼 단 한 번의 숫자들(나이들) 마다 새로운 이벤트를 더해주고 싶다.

그렇게 한 해의 끝에서 '맞아 내 00살은 이런 해였지!'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바람이다.

그러니까, 한 해의 끝에 아무것도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우선은 12월 말이고, 3일 후 새해를 맞이하니까 의지 가득한 글을 적어둔다.

생각만 하는 것과, 혼자 보는 곳에 적는 것, 그리고 브런치에 적는 것은 개인적으로 단계별 차이가 분명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나의 내년을 위해 브런치를 조금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부디 이 계획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만족스러운 2023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보며,

그러기 위해 얼른 남은 시간 CV를 작성하러 가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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