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고 싶다면, 캄보디아로

#동남아 배낭여행_1

by 이월생
어제 캄보디아에서 라오스로 넘어왔다.
멀미와 화장실 때문에 쭉 공복이던 덕분에 밥을 먹고 바로 잤더니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에 눈이 떠져 브런치를 켰다.
얼른 남겨보는 첫 캄보디아 후기.

내게도 짙은 선입견이, 차별적 시선이 존재했음을 이곳에서 또 한 번 확인했다.
너무 깨끗했던 도로, 친절했던 사람들, 정돈된 건물과 소음도 냄새도 없던 공원.
막연하게 생각했던 캄보디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생각지 못했어서 더 좋았다가도, 생각지 못했다는 그 사실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오게 될 것 같아 떠남이 아쉽지 않았다.
재방문을 확신할 만큼 좋았다.
캄보디아의 사람들을 보면서 내내 '뭐가 이렇게 다정들 해?' 싶었다.
투어에서 만난 각국의 외국 관광객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모든 곳에 있는 사람들이 최선들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만나고 온 모든 캄보디아의 사람들은, 왜 관광이 민간 외교라고 불리는지 실감하게 해 주었다.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돈을 벌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캄보디아를 알리고 있는 듯 보였다.

어느 나라든 모든 사람이 자신이 사는 곳에 방문하는 관광객을 마냥 환영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가 있다면 해야 할 일을 할 테지만.
하지만 이곳은 조금 달랐다.
모두가 정말 진심으로 관광객을, 나를 환영해주고 있다고 느껴졌다.


라오스에서 남겨둔 캄보디아 씨엠립의 후기.

너무 좋았어서 그 시작부터 차근차근 디테일을 더한 기록을 남겨본다.




동남아 배낭여행의 첫 도시는 캄보디아 씨엠립이었다.

캄보디아를 간다는 생각보다는,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방문한 도시였다.


미리 검색을 통해 찾아본 결과로 비자 발급 때 새 지폐 30달러가 필요하다는 것,

입국심사 과정에서 왜 내는지 알 수 없는 2달러를 요구받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공항이 굉장히 작고 이쁘다는 것이었다.


KakaoTalk_20230426_115621805.jpg


도착하자마자 공항이 작고 이쁘다고 생각했다.

비행기에서 계단을 통해 땅으로(?) 바로 내리게 되는데, 그렇게 활주로부터 공항까지 걸어가는 동선이었다.

사진 속 빨간 지붕이 공항인데, 소소하고 단정한 느낌이 지금에서 보니 더더욱 씨엠립이라는 도시와 어울리는 듯하다.


입국심사 과정에서 유쾌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다는 후기를 미리 봤던 터라, 혹시라도 추가금액을 요구받으면 그리고 그게 2달러라면 그냥 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역시 걱정은 사서 했던 거였다.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였지만, 부당한 요구를 받는 일은 없었다.

내 앞의 외국인이 지저분한 지폐를 건네니, 새것을 내라고 하는 장면은 목격했다.

경험한 바로는 공항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모든 곳에서 깨끗한 달러만이 통용되었다.


KakaoTalk_20230426_125718671.jpg


공항에서 내려 호텔에서 보내준 셔틀을 타고 가는 길에 본 씨엠립의 모습.

꼭 필터를 씌운 것 같은 색감의 도시였다.

내리쬐는 햇빛이 너무 강해 온 도시가 이런 색감인 걸까 생각했다.


KakaoTalk_20230426_125737753.jpg


길을 걷다 보이는 공원도 잘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무들이 특히나 높고 푸르렀다.

나무에 비해 건물은 그만큼 높지가 않아서 나무의 높이가 더 높아 보였던 건가 생각했는데, 나중에 현지 가이드분 말로는 캄보디아가 해가 많고 비도 많이 와 나무가 빠른 시간 울창해진다고 했다.

어느 곳이나 방치해 두면 금방 숲이 되어버린다고.


여하튼 이런 모습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 사람들까지 너무나도 친절했다.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 마사지를 받다가 등등 눈을 마주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이 웃어준다.

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외 모든 이들이 말이다.

문화일까?

무표정이 베이스인 국가 출신의 나로서는 조금 당황스러운 리액션이었다.

눈 마주친 모든 이들이 웃음을 건넨다.

그럼 나도 어색한 미소를 건넨다.

수도에서 씨엠립으로 5년 전에 이사 왔다는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건 씨엠립 특유의 여유로움이라고 했다. 그도 이런 모습 때문에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서로에게 웃어주는 게 이 도시의 문화인 거라면, 참 부러운 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선 웃음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도 내내 싱글거리고 있게 되었으니까.

k표정으로 돌아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기에 더욱 그곳에서의 스스로가 그립게 느껴졌다.

그래서 언제고 마음이 텅 비어버리게 되었을 때,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공허하고 위험한 상태일 때 이곳에 오겠다고 혼자 마음먹었다.

왜 웃는지 모르는 상태로 그저 받은 웃음에 화답하고자 생글거리며 돌아다니다 보면 좀 더 빠르게 나를 채워올 수 있지 않을까 싶으니 말이다.


그럴 때 찾을 수 있는 장소가 하나 더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득이었다.

누구라도 이곳에 가면 이런 느낌을 얻고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따뜻하게 환영받는 느낌을 말이다. 실제로 날이 상상 이상으로 따듯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이런 제목의 글을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했다.

환영받고 싶다면, 캄보디아로. 아니 씨엠립으로.

매거진의 이전글무작정 떠났던 16박 17일의 동남아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