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닐 때, 그곳에서 최대의 단점은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중 5일을 일하고 2일을 쉬는 이 패턴이 한 번뿐인 인생에게 몹시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어떤 책의 구절에 적극 공감하며 용감하게 퇴사했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었지만,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게 일주일 중 7일 전부 내 마음대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없던 게 생긴 졸부가 된 기분이었다.
정확하게는 갑자기 생겨버린 큰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방법을 몰라 다 잃게 된 졸부가 되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시간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쓸데없이 SNS를 보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어느 순간 그건 자해성 행동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자각하면 끄고 자각하면 끄기를 반복하니 그 안에 머무는 시간은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그마저도 반복되다 보니 적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이러다 정말 인생이 망가져버릴 것 같은 느낌에 아예 지워버리길 택했다.
혹시라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 [인스타 브레인]이나 넷플릭스의 다큐 [소셜딜레마]를 추천한다.
물론 이걸 읽거나 보더라도 sns와 멀어지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나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한 나이라면 더더욱 그러리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인지하고 자각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힘이 있다. 저것들을 읽고 보기 전 스크린 타임과, 그 후의 스크린 타임을 비교해 보면 그 분명한 차이에 놀랄지도 모를 만큼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믿고 저 책과 다큐의 내용을 우선 본인 안에 넣어두기를 추천한다.
아무튼 그렇게 sns를 지우고나니 더욱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은 많았고 그래서인지 자꾸만 잠이 왔다.
졸릴 시간도 컨디션도 아닌데 잠이 온다면 그건 도피성 행동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었다.
고작 퇴사를 한지 한 달 반 만에, 그것도 두 번의 여행을 제외하면 고작 10일을 보내놓고는, 심리적 부담을 느껴 도피성 수면을 고파하는 인간이라니!
그게 나일리 없다는 생각에 서둘러 계획이라는 걸 이곳에 적어보기로 했다.
혼자 가지고 있는 계획은 자꾸 멋대로 수정하거나 삭제해 버리나 기한을 어기는 경향이 있어, 또 브런치의 힘을 빌려본다.
시간 졸부이니만큼 이제부터 매일, 정말 매일 브런치에 글을 적을 거다.
우선은 10주 동안 그렇게 해봐야겠다.
월/화/목/금/일요일에는 책을 1권 읽고 독후감을, 수/토요일에는 영화를 보고 그 감상문을 적기로 마음먹었다.
수많은 부자들이 매일 읽고 쓰기만 하면 부자가 된다는데, 시간도 많은 김에 그렇게 한번 해보기로 했다.
글이 쌓이면서 내게 변화가 생길지가, 정확히는 내 통장잔고에 변화가 생길지가 몹시 궁금하다.
부디 퇴직금을 다 까먹기 전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기를 바라본다.
사실 적으면서도 이걸 매일 지킬 수 있을까 싶긴 하다.
가끔 외출하는 날도 있을 테고, 그러다 보면 책을 읽을 물리적인 시간이 안 나올 수도 있는데.. 싶지만, 회사를 다니다 보면 물리적으로 할 수 없겠는 일을 해낼 때가 있다.
돈 받으면 다 하는구나(?) 싶은 그런 순간이 말이다. 그래서 돈 받는 마음으로 써야지 생각했다.
글 하나당 스스로에게 퇴직금에서 n만원씩 줘야지 다짐했다.
지금은 내가 나에게 주지만 언젠가는 남이 나한테 주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며 말이다.
원래 모든 일의 시작이 그렇듯, 내일부터 하고 싶었지만 하필 오늘이 월요일이다.
회사에 다닐 때 참 좋아했던 휴일인 노동절이지만, 지금의 나와는 무관한 날이니 오늘부터 시작해 보아야겠다.
꼭꼭 잘 지켜서, 100일 후 나를 칭찬할 일이 생기길 바라며,
다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