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사춘기

아들에게 쓰는 편지

by 글쓰기바라봄

너와 함께한지 4058일째


사춘기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엄마는 오늘 너의 사춘기를 온 몸으로 느꼈다.

엄마의 이야기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너의 차가운 눈빛, 그 눈빛에 나는 더 이상 너에게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말을 멈췄어.


서럽기도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

너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를, 이해해달라고 외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벽을 보고 외치는 사람을 보는 듯 하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너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아니 이제 가르침의 시간은 끝나고 지켜봐야하는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화를 내다 혼자 진정을 했다 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에게 얼마나 이상하게 느껴질까? 하기도 한다.


진짜 중요한 건 전달을 못하고, 그냥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그럼 모습들을 너에게 보여준 거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너의 사춘기 눈빛은 나를 반성하게 하면서도, 외롭게 하면서도 뭔가 막막해 지는 그런 기분이다.


육아를 넘어선 부모 역할을 고비고비 중 이번 고비가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건 지금 현실이기 때문이겠지.

좋은 것만 가르쳐주고 싶은데 자꾸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좋아지라고 강요하는 나의 모습을 반성하며,

오늘은 마음 속으로 쓰린 눈물을 흘려본다.


윽박지르지 않고, 화내지 않고, 동요하지 않고 그렇게 너를 바라보고, 너가 변화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그런 엄마로 난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되지 않으면서 너에게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라는 생각도 든다. 쓸쓸한 밤, 너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한 엄마의 눈빛 때문에 쓸쓸하지 않기를 내가 너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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