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상처에 익숙해진다는 건
나 또한 타인을 상처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그 길목에 들어서는 초입이라는 사실을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깨닫고는 한다.
‘나도 그런 적 있는데 시간 지나니까 괜찮아지더라.’
‘나는 너보다 더했어. 더 심하게 겪은 사람도 있어.’
‘나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남들도 다 그래.’
‘어쩌겠어. 다 그런 거지.’
인간은 결국 각기 다른 객체이며
아무리 매일 보는 사이라고 해도
서로에 대해 완전히 모든 걸 알 수는 없다.
이 흔하고도 당연한 문장을
우리는 종종 새카맣게 잊어버리고는 한다
특히 타인이 상처를 내보일 때 그런 사람들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타인이 아무리 상처를 보여줘도
결국 저 말들로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겨주고는 한다.
마치 남의 상처 부위에 대해
나도 똑같은 자리를 다쳐봐서 안다는 듯
자신이 치료해 준다고 나서서는
채 소독도 하지 않은 채로
억지로 밴드를 붙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안다며 나서는 말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어렵다.
그 행위를 위로인 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평범하게 주고받는 말이라고 해서
그 말이 전부 옳은 것이 아닌데.
어쩌면 자신도 타인의 그러한 반응에 상처받았지만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아온 걸 수도 있는데.
손톱 아래 스치듯 베인 상처라고 해서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고
따갑고 아리지 않은 것이 아닌데
이제는 길을 걷다가 넘어진 꼬마 아이가
무조건 울지 않는 게 씩씩한 거라고
칭찬받던 시대는 지났는데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게
과거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에
자기 곁에 있는 사람들을
점점 더 떠나버리게 만들고야 만다.
모두가 자신을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게 되고,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때 자신만이 과거에 발목이 붙잡혀 함께 나아가지 못하고야 마는.
그래서 나이가 들면,
내가 언제든지 전화했을 때
바로 나와줄 수 있는 친구가 3명만 돼도
성공한 삶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언제나 나를 외롭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아차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바위 틈새로도 햇살이 비집고 들어가듯
그들의 삶이 더는 외롭지 않도록 말이다.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