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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와 다른 장소에서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듣기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음악만 모아둔

개인적인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고는 한다.

돌이켜 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왕따인 애랑 놀지 말라고

옆의 친구가 팔을 잡아당겼을 때도

자기가 성소수자인데

내 교과서를 빌려줘도 되는 거냐며

빌리러 왔던 당사자가 놀라서는

눈이 커져서 바라봤을 때도


내 자신이 사고하고

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결정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고는 했다.

주변의 시선과 관계없이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거나

범죄로 분류되는 행위만 아니라면

그게 무엇이건

크게 문제 되는 게 있는 걸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세상의 그 모든 기준과 규칙

규범과 윤리, 법률을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더라도

실제로 그걸 완벽하게 알고 행동하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몇이나 되려나.


만약 내 선택에 잘못이 있다면

그때는 반드시 분명하게 사과하고

어떠한 형태건 책임을 지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내 스스로 알고 있는 선을

과감히 넘지 않는 이상

내 자신을 너무

옥죄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숨통을 조이는

외부의 요인들은

두 손에 꼽히지 못할 정도로

무수히 많았으니까.


자신도 원치 않게 어항 밖으로 튕겨 나와

밭은 숨을 내쉬며 말라가는 금붕어처럼

세상은 때때로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나에게 온 화살을 집중할 때도 있었기에.


내 의지와는 다른 외부의 영향으로

서로가 서로를 지적하고 평가하는

혼란한 세상 속에서

나까지 내 호흡을 틀어막고 싶지는 않았다.


다수와 다른 장소에 홀로 서게 될지라도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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