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국을 되찾자." "그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라."
9월 13일 런던에서 대규모 반이민 시위가 열렸다. 일명, '왕국을 통합하라' 시위대는 유니언 잭과 성 조지 십자가 깃발을 휘날리며 워털루역과 트라팔가 광장을 가득 채웠다.
주동자는 3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11만에서 15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경찰관 26명이 다칠 정도로 시위는 격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이민 억제와 난민 추방, 표현의 자유 등이었다.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42세 우파 활동가, '토미 로빈슨(본명 스티븐 억슬리-레논)'이다. 로빈슨은 2009년에 '영국 방어 연맹'라는 반이슬람 단체를 공동으로 창립하고 그 지도자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영국의 주요 극우 인플루언서로 자리잡았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은 60세 파키스탄계 극우 정치인 '벤 하비브'다. 하비브는 브렉시트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개혁 영국의 부당수였다. 2024년에는 개혁 영국의 당수, 나이젤 페라지와의 갈등을 계기로 탈당해서 '전진 영국 Advance UK'를 창당했다.
시위 현장에는 주변국의 유명 우파 활동가도 나타났다. 프랑스의 강경한 민족주의자, 에릭 제무르가 현장에서 연설하며 시위를 지지했고, 일론 머스크도 화상으로 참여해서 의회 해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이후로, 영국 반이민 우파는 꾸준히 세력을 키워 왔다. 올해 초에 열린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며 더 이상 과격한 소수의 목소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당장 총선이 열린다면, 개혁 영국이 단독으로 집권해 버릴지도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극우를 막을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 보수당은 중도와 극우 사이에서 어중간한 위치를 잡은 탓에 지지율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텃밭이던 지역을 개혁 영국과 노동당에 빼앗기며 가장 큰 상처를 입었다.
집권 중인 영국 노동당은 여러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괴혈병이 유행할 정도로 아동 빈곤이 심각하고, 스코틀랜드처럼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는 병원 대기줄이 크게 줄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영국은 프랑스처럼 저성장과 정 건전성에 발목잡힌 상태다.
2026년에는 런던과 리버풀 등 대도시에서 지방선거가 열린다. 도중에 의회가 해산되지 않으면, 2029년 즈음에 총선도 열린다. 그 전까지 영국 노동당이 여론을 뒤집어야 하는데, 솔직히 매우 어려워 보인다. 조만간, 트럼프는 영국이라는 영향력 있는 우군을 얻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