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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May 05. 2023

좋은 글의 과학적 기준

그런 건 찾지 못했습니다. 아직은요.

저는 좋은 글의 과학적인 기준을 찾고 있었습니다. 작법서들은 서로 다른 기준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작법서는 추상적이어서 실제 글쓰기에 활용할 수 없는 기준만 늘어놨습니다. 시중에 나온 작법서는 원리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근거가 없었습니다. 저는 일반화된 법칙을 찾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언어심리학과 텍스트과학처럼 본격적인 연구까지 들여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연구에 근거한 작법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적인 작법서를 통해, 저는 좋은 문장과 문단이 무엇인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 전체 구성에 대한 확신은 얻을 수 없었습니다. 단순한 논증문을 쓰는 법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보다 흥미에 초점을 둔 글 구성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과학은 글쓰기의 해답이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연복 셰프나 백종원 대표가 과학적으로 요리의 성분과 미각이 작동하는 원리를 분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과학적 엄밀함 없이도, 두 예술가는 맛으로 사람들을 붙잡았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학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전달하는 최소한의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뿐, 재미있는 글 자체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과학을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은 걸지도 모르지만, 유명 작가들이 순전히 과학에 의지해서 글을 쓰지 않은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방향을 잘못 고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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