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냄새

내가 기억하는 계절 냄새

by 리브로

추억을 가져다주는 건 여러 가지가 있다. 그때 듣던 노래, 그 사람의 샴푸나 향수 향기, 장소, 사진 등등. 사람이 가진 오감으로 우리는 다양한 시절로 돌아간다. 이 중에서도 공기냄새가 나를 그때의 나에게 데려다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공기냄새는 지금 추운 이 계절. 가끔 저녁에 혼자 밖에 나갈 때면 나가자마자 맡아지는 계절냄새를 깊게 들이마시고 나지막이 ‘아 냄새 좋다’라고 나도 모르게 이야기한다. 추운 날 저녁냄새는 나를 고3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매점옆을 지나는 그 순간으로, 대학교 시험기간 도서관에 있다가 저녁 먹으러 친구들과 교정을 걸어 내려가던, 동네 친구들과 운동하자며 동네를 열몇 바퀴씩 돌며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때의 내가 되게 해 준다.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면 공기냄새와 함께 내가 추억하는 즐거워하는 내 모습의 내가 들어온다. 돌아가려 해도 갈 수 없는 나의 10대, 20대의 나를 사계절이 매년 돌아오는 대한민국에 사는 덕분에 가끔씩 만난다.



이제 새싹이 돋는 봄이 오기 시작할 때면 조금 따뜻해진 바뀐 공기냄새가 봄이 왔음을 나에게 알려주겠지. 그땐 또 나를 어떤 시절로 데려다 줄지.


40대, 50대가 되면 나는 지금의 어떤 모습을 기억할까. 돌아올 순간이 많도록 행복한 순간을 많이 공기에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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