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깨게 된 사건
'컴플레인력'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보았다.
좋은 방향으로는 손해 보지 않고 한 맺힐 일 없는 야무짐을 가지게 되고 나쁜 방향으로는 가스라이팅, 진상, 지랄로 변질될 수 있다.
나는 ‘컴플레인력’이 0다. 30년 넘게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나 불만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결혼 전까지는 싫은 소리 하지 않고 불만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내가 참아내면 문제가 없으니 그럭저럭 살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부부는 하나로 행동해야 해서 그런지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마음속, 머릿속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100가지 중 5가지 뱉어내는 정도랄까. 시간이 지나 친구들을 만나면 꺼내지 못해 속에서 썩은 감정을 쏟아내지만 그리 깨끗하진 못하다. 그때마다 덧붙이는 한 마디
“나 원래 그런 말 못 하잖아.”
나의 컴플레인 능력을 받아들이는 건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었고 결혼을 하고 나니 컴플레인은 쌓이는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불만이 한이 되는 것 같았다. 감정을 섞지 않고 야무지게 문제사항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멋지고 부럽게 느껴졌었다. 그러다 받아들였다.
“나는 원래 못해”
각자의 능력이 다른 것처럼 ‘나는 컴플레인 능력은 꽝이야’라고.
얼마 전, 남편과 대화 중에 나에게 “투명 인간이 된 기분이야.”라고 했다. 이 말에는 투명 인간으로 느끼는 원인에 내가 있었다. 나에게 돌이 넘어왔다. 나는 한치 망설임도 없이
“그건 오빠 상황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거야.”
전처럼 돌을 무겁게 껴안지 않고 넘겨줬다.
“나는 요새 정말 잘 지내. 요 며칠은 불편한 일이 있었던 거고 그 며칠을 제외하면 난 너무 잘 지내고 있고 아이들한테나 오빠한테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아이들도 전보다 밝고 잘 지내고 있어. 오빠가 회사에서 상황이 힘드니까 그렇게 느낀 거야.”
100% 확신하지 못하는 말은 꺼내지 않는 나다. 오류가 있을까 봐. 그런데 내가 확신의 단어들을 쓰며 돌을 넘긴 건 가히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오, 나의 컴플레인 능력에 조금 변화가 있어 보인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나’에 대한 건 내가 이야기할 수 있구나.
순간적으로 나온 나의 행동과 말을 돌아보니 내가 최근의 나, 현재의 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당당히 나의 상태에 대해 말할 수 있었구나.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 내가 얻은 많은 것들과 함께 ‘나’를 매일 정리하고 담아낸다.
‘원래 못한다’는 나는 감사 일기 덕분에 처음으로 나를 깨어봤다. 한 번 해봤으니 이제 다른 건 몰라도 ‘나’에 대한 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