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티카카 Jan 20. 2023

아이와 도서관 - 책 고르기 Tip





대여와 반납이 쉬워졌지만 늘어난 도서 양만큼 책 고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도서관 초보자였던 내가 썼던 책 고르기 Tip을 써보려 한다.


1. 북카트를 노려라

수많은 책장에 기죽었던 내가 썼던 첫 번째 방법이다.  북 카드에 있는 책은 이미 누군가에게 선택받았던 책이다. 반납함 옆 북카트를 보다 보면 보석 같은 책을 만날 확률이 있다. 가끔 아이의 나이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 사람이 반납한 책은 고민 없이 통째로 빌려오면 된다. 내가 고른 것보다 나았던 그 엄마의 취향. 고민의 시간을 줄여주는 고마운 인연이다.


2. 낡은 책

표지나 끝부분이 낡은 책이 있다. 대여가 많이 됐다는 뜻이고 유명한 책일 확률이 높다. 유난히 낡은 책을 발견했다면 책장에서 꺼내 살펴보자.


2. 창작동화의 확장 (전집 -> 장르, 작가)

창작동화는 출판사를 정해 전집을 모두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어주며 아이의 취향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아이의 눈길을 끄는 책들이 있으며 유심히 봐 두자. 창작동화도 유형이 다양하다. 첫째는 숲 속 동물호텔 같은 아기자기한 그림책을 좋아했고 둘째는 사고뭉치 주인공이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했다. 책 대여할 때 비슷한 내용의 책을 찾으면 빌리기 수월하다.

전집 중 아이가 여러 번 읽어달라고 한 책의 작가를 알아두자. 아이가 원했던 게 그림 스타일인지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여러 번 읽었던 책의 작가의 책은 실패 확률이 낮았다. 어떤 책을 빌릴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빌려오는 엄마 마음도 편하다.  우리 집 딸들은 이런 식으로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를 만났다. 연예인만 덕질하는 게 아니다. 작가 덕질은 책 사랑으로 이어진다.


출판사별로 묶어보는 과학책


3. 과학책의 확장 (전집-> 분야별로)

과학책도 전집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질을 다 읽고 나면 아이의 관심을 끄는 주제가 보일 것이다. 좋아하던 내용을 분야별로 묶어 빌려 주었다. 만약 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다면 출판사별로 물에 관한 책을 모아 빌려 주면 된다. 과학동화 출판사가 5개 이상이기 때문에 한 권씩만 빌려도 5권 이상이 된다. 내용은 비슷 하지만 편집과 그림이 달라 읽는 재미가 있다. 아는 내용을 만나면 잘난 척하고 싶은 것이 아이들의 심리다. 옆에서 열심히 우쭈쭈 해주면 아이는 물박사가 된 것 마냥 신나 했다.


4. 인물 책은 역사책으로 이어진다.

7세 이후에는 인물 책을 읽어주었다. 거북선 앞에 서있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처럼 익숙한 인물로 시작하면 편하다. 인물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아우라 한국사'를 같이 읽어주었다. 세이펜을 활용하면 그림 속 인물의 대사도 들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세계문화를 다룬 '다글리'도 인물과 함께 읽어주면 좋은 전집이다.

도서관 사이트마다 추천하는 도서가  있다.

5. 추천도서 활용하기

도서관 사이트에 찾아보면 추천도서를 찾을 수 있다. 준비 없이 도서관에 간 날은 이런 목록을 활용했다. 아이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도서라 재미없어할 때도 많았지만 가끔은 취향을 벗어난 책도 필요하기에 추천도서를 참고했다. 추천도서 찾기가 번거롭다면 교과 연계 도서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학년별로 책에 스티커가 붙어있어 찾기도 빌리기도 편하다.

학년별로 책 표지에 스티커가 붙어있다. 도서관마다 교과연계 도서를 따로 모아둔 곳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6. 외국작가의 도서 활용하기

칼데콧상, 뉴베리상, 안데르센, 라가치 상등 금색이나 은색으로 장식된 수상작들이 많다. 인정받은 책 같아서 엄마 마음 안심시키기에는 좋은 책이었으나 아이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렸다. 번역이 어색한 경우도 있었고 아이들 취향에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외국작가의 책을 종종 빌리는 건 선별된 책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수많은 외국 책중에 인기 있는 책을 찾아 번역했을 것이고, 그렇게 번역된 책을 도서관에서 또 골라 들여왔을 것이기에 대여 목록 중에 외국작가의 책은 늘 있었다.





수많은 책들 중 아이 취향에 맞는 책을 찾는 건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나의 아이들은 처음 3개월은 빌려간 책의 반을 거부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제 제목과 그림 스타일만 보아도 환영받을 책인지 외면당할 책인지 감이 온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본인의 관심사와 취향에 대해 알게 된 듯하다. 이제 엄마가 권하는 책만큼이나 스스로 책을 선택한다. 우리 부부는 여전히 주말마다 도서관으로 향한다. 2개의 도서관에서 40권의 책을 빌리고 아이들은 한주가 끝나기도 전에 먹보처럼 책을 먹어치운다. 


유명하다던 베스트셀러도 아이보기에 아니면 아닌 것이다. 좋아하는 그림과 내용을 모두 맞춰가는 사이 나는 아이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내용에서 불편한 마음이 드는지, 어떤 상황에서 행복한 마음이 드는지 알 수 있는 기회. 책을 고르고 아이와 나누며 내가 느꼈던 행복했던 경험을 해보시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처음 꼴찌 한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